가을 장마·링링 이어 또 비…농작물 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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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마늘·브로콜리·양배추 등 생육저하에 썩음 현상…9일까지 최고 150mm 비
대체작목도 막막…농가 지원 방안 마련해야
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1리에 있는 한 감자밭에서 만난 문신봉씨(59)가 폭우 속에서 싹이 썩어가는 감자를 가리키고 있다.
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1리에 있는 한 감자밭에서 만난 문신봉씨(59)가 폭우 속에서 싹이 썩어가는 감자를 가리키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면 날씨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한숨만 나옵니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간 제주 들녘에 또다시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다.

계속된 가을 폭우에 이어 태풍이 불어닥치며 파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월동무, 감자, 마늘, 브로콜리, 당근, 양배추 등이 강풍과 폭우로 인해 대부분 폐작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8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순차적으로 파종이 이뤄지는 월동무의 경우 지금까지 파종 작업이 20% 가량 진행된 가운데 계속되는 비날씨로 이미 파종이 이뤄진 곳은 생육 상태가 좋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파종이 지연되면서 파종 시기가 몰릴 경우 수확량 조절이 안돼 홍수 출하가 불가피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전후로 파종에 들어간 마늘도 사정은 마찬가지.

오는 20일까지 파종이 끝나야 하는데 토양에 수분이 빠지지 않아 농민들은 하늘이 야속하기만 하다.

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1리의 한 감자밭에서 만난 문신봉씨(59)는 진흙 속에서 싹이 썩어가는 감자를 가리키며 “6만6000㎡에 심은 감자밭 대부분이 똑같은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문씨는 “가을 장마가 이렇게 장기간 이어진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대파 작목도 마땅한 게 없어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송악산 인근에서 만난 한 농민은 “브로콜리 모종을 구입했는데 밭에 고인 물이 빠지지 않아 전부 버려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강동만 제주월동무생산자협의회 회장은 “8월부터 이어진 가을장마에 이어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불어닥치면서 월동무 파종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마늘, 감자, 당근 피해를 입은 농가에서 대파 작목으로 월동무를 선택할 경우 수확량이 크게 늘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창철 대정농협조합장은 “마늘과 감자, 브로콜리, 당근, 참깨, 양배추 등 밭작물 대부분이 가을장마와 이번 태풍을 피해를 입었고 시기적으로 마땅한 대파 작목도 없어 걱정”이라며 “파종 시기를 놓친 농가를 위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이 한반도를 빠져나갔지만 제주도 남쪽해상에서 북상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8일 오전부터 제주 전역에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같은 비날씨는 9일 오후까지 이어지며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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