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 거래로 제재도 어려워 대책 마련 요구
“2학년 전공 삽니다. 교환도 가능해요.”
새 학기만 되면 대학생들 사이에서 강의를 사고 파는 ‘강의 매매’가 버젓이 자행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강의 매매란 특정 강의를 먼저 신청한 후 타 학우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양도하는 행위를 뜻한다.
구매자가 강의를 구매하고 싶다고 글을 올리면 강의 수강신청에 성공한 판매자가 연락해 날짜와 시간을 맞춰 강의를 넘겨준다. 금액을 받은 뒤 해당 강의 수강신청을 포기하면 구매자가 곧바로 빈자리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거래는 주로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수강 신청에 실패한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를 산다는 게시물을 올린 것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강의는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학기만 되면 벌어지는 수강 경쟁과 이를 용돈수단으로 악용하는 강의 매매를 근절할 대책이 필요하지만 대학들은 속수무책이다. 개인간 이루어지는 거래를 통제 할 수 없고 수강신청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워 뾰족한 예방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듣고 싶은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보장해준다면 이런 현상은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내 A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씨(22)는 “졸업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강의인데 신청을 하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강의를 사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학교에서 수강신청 인원을 충분히 배정해주거나 강의를 늘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주리 기자 bloom@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