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봉,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시간강사
어느 날 문득 평생 살아온 삶의 기억을 잃어버리고, 더 이상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감당을 할 수 있을까?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고,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선포한 ‘치매 국가책임제’로 돌봄의 역할을 사회와 국가가 분담하면서 간병에 대한 부담은 덜어졌으나 치매라는 병의 특성과 빠른 고령화의 여파로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제주도 보건소와 치매안심센터는 치매환자 가족의 경제적인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치매환자 돌봄에 필요한 조호물품 기저귀를 예산 범위 내에서 소득기준 등 자체기준을 정해 무상 지원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주민등록상 제주도에 거주하는 치매환자 중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돼 있으면 가능하고, 등록돼 있지 않는 대상자라면 신분증, 처방전 및 진단서 등을 지참해 치매안심센터에 방문하면 언제든지 등록해 조호물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치매안심센터는 조호물품 지원서비스뿐만 아니라 배회인식표 제공, 지문등록시스템 등 실종치매노인 발생 시 신속발견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실종노인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키고 있다.
제주도 치매 유병률이 몇 년째 전국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치매노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다.
누구도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치매에 대한 편견과 공포를 버리는 대신 치매 환자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이해를 가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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