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증거
희망의 증거
  • 제주신보
  • 승인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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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옥출, 움직이는 도서관사서

책을 좋아하는 한 소녀는 자신의 이름에 ‘글월 문(文)’ 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문학소녀가 될 운명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소설과 시를 읽으며 꿈을 키워갔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좋아하는 문학공부 대신에 일을 하고, 세 아이를 키우고 남편 내조를 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삼십 여년의 세월 끝에 오롯이 그녀만의 시간이 생겼다. 그녀는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 뒤에 숨겨져 있던 ‘나’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가정 속에서 보낸 시간을 사회는 경력으로 쳐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 즈음 JDC 이음 일자리 사업에 대한 현수막을 보았다.

신 중년의 인생 이모작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일자리와 지역사회를 잇는 JDC 이음일자리 사업은 그녀에게 놀라운 경험을 선사했다.

그녀는 움직이는 도서관 사서가 돼 병원 안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어릴 땐 스스로 탐독을 하며 행복을 느꼈다면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과 도움을 주며 사회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뿌듯하게 했고 삶의 이유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진작 눈치 채셨겠지만, 그녀는 바로 필자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허리가 굽고 작아진다는데, 필자는 요즘 자긍심에 어깨가 더 곧고 당당해진 느낌이 든다. 일을 한다는 것이 사람을 이렇게 활력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지금도 지역의 수많은 ‘그’와 ‘그녀’에게 희망을 주고 있을 JDC와 제주YMCA, 노사발전재단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 감사의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