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준공영제 감사 뒤처리가 중요하다
버스준공영제 감사 뒤처리가 중요하다
  • 고동수 기자
  • 승인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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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감사위원회의 버스준공영제 감사 결과는 도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어느 업체는 90세 노모에게 대표이사 직책을 부여해 매달 700만~880만원 씩 총 1억1000여만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하지만 이사회 회의록 등에는 모친의 근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로 출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업무상 배임이나 횡령 등의 문제로 불거질 수 있는 일이다.

버스 기사들의 복지를 위해 써야 할 복리후생비는 대표이사 대외활동비나 명절 주주 선물비, 정수기 렌탈료 등으로 집행된 사례도 적발됐다. 여기에 들어간 금액만 3억741만원에 이른다. 적절한 집행이라고 보기 힘든 만큼 회수에 미적댈 일이 아닌 것 같다. 또 임원 인건비를 표준급여보다 6억5084만원을 더 지불한 사례도 있다. 정비직 등의 인건비 집행 잔액을 반납하지 않고 임원 인건비로 전용한 곳도 있다.

이를 놓고 보면 감사 자체는 큰 허물 없이 충실하게 이뤄졌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감사 결과에 대한 제주도의 사후 처리 부분이다. 도는 감사위의 감사 처분에 따라 4개 분야 23개 과제별로 후속 조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지원금 부분에 대해선 요지부동이다. 일벌백계를 외치던 다른 감사와는 사뭇 다르다.

통상적으로 다른 감사 같으면 재정 지출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환수 조치하고, 사안이 무겁고 중대하다면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어쩐 일인지 버스준공영제에는 이런 조치가 실종되는 듯하다. 이러다 보니 도민 사회 일각에선 당국이 업체 감싸기에 나선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버스준공영제에 지원되는 예산은 한 해 1000억원 안팎이다. 그만큼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당국은 감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본 후 부적절한 지출에 대해선 바로 환수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추가 조사를 통해 수사를 의뢰할 필요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결코 버스회사의 눈치나 보며 무르게 대처하려 해선 안 될 것이다.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