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물가 20%는 오른 듯” 불경기 속 시민들 푸념
물류비·중개수수료 부담에 손님도 줄어 상인 울상
“뉴스에는 산지폐기가 이뤄질 정도로 무·배추값이 폭락했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비싸?”
추석 명절을 앞둔 9일 오전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추석 차례상에 필요한 용품을 고르며 혀를 내둘렀다.
생선 코너에서 만난 이모씨(51·여)는 “중간 크기의 중국산 옥돔 1마리를 1만원에 샀다”며 “지난해 이맘때보다 옥돔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생선 코너에서는 중국산과 제주산을 비교하며 옥돔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다 지갑을 여는 손님들이 많았다.
약 1시간 동안 시장을 둘러보니 경기는 안좋은데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푸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생선과 야채가 가득 담긴 장바구니를 든 박모씨(64·여)는 “작은 양파 12개를 3000원 주고 샀다”며 “양파와 피망, 배추 등 야채 대부분이 비싸 조금씩만 구입했다”고 털어놨다.
야채 코너를 지나 과일 코너로 향하던 이모씨(64·여)는 “배추값이 폭락해 산지폐기되고 있다는 뉴스를 들은 게 엊그제인데 햇배추 1개에 6000원이라는 상인의 말에 깜짝 놀랐다”며 “지난해 이맘때 보다 물가가 20%는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물가가 올랐다는 손님들의 푸념 속에 상인들에게도 할 말은 있었다.
야채 코너를 운영하는 강모씨(55)는 “배추 1망 기준으로 물류비가 1500원, 중개인 수수료가 5000원이 든다”며 “햇배추 1개 기준으로 지난해 보다 1000원 가량 오른것도 물류비용으로 빠져나가면서 팔아도 남는게 없다”고 호소했다.
30년 넘게 오일시장에서 야채를 팔고 있다는 백모씨(70·여)는 “갈수록 손님이 줄어 최근에 함께 일하던 직원 1명이 그만뒀다”며 “대형매장이 많이 생겨 상인들도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백씨는 이어 “오일시장에는 대형매장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질이 좋은 품목이 많다는 점을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