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온종일 즐기는 제주디지털도서관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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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경,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논설위원

지난 6월 말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하고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어느 나라나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도서관 하나쯤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자랑할 만한 도서관이 있을지 여전히 의구심이 들던 때였다. 그런데 국립중앙도서관을 둘러보고 큰 변화들을 목격하면서 필자의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정말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책을 좋아했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전자책을 보는 사람들, 영상 강의를 듣는 사람들, 영화를 보는 사람들, 게임을 하는 사람들 등. 이전 도서관에서 보지 못하였던 체험 활동들이 눈에 들어왔다.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께 매일 도서관에 오시는지 살짝 여쭈어보았더니, 도서관에 오는 것이 교양생활에 도움이 되고 즐거워서 일주일에 두 서너 번은 오신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북적였다. 도서관의 무엇이 매력적이었던 것일까?

국립중앙도서관을 다 둘러보고 나서 알게 된 것이 바로 ‘디브러리(dibrary)’의 존재였다. 디브러리는 디지털(digital)과 도서관을 뜻하는 영어 라이브러리(library)의 합성어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도서관 명칭이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2009년 5월에 개관하였는데, 1억1600만여 건 넘는 디지털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물리적 이용자 서비스 공간인 정보 광장과 디브러리 포털(dibrary portal)로 구성되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융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정보 광장에는 첨단 IT시설을 통하여 도서관 이용자가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모든 도서는 물론 디지털 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교육과 창작, 교류, 휴식, 다양한 문화체험 등이 수행될 수 있었으며, 디브러리 포털이라는 가상공간을 통하여 전 세계 디지털 자료 및 정보와 소통할 수 있었다. 디지털 열람실에는 일반 모니터 PC뿐만 아니라 대형모니터, 다종 모니터가 있어서 전문적인 작업도 가능하였으며, 스튜디오, 복합상영관까지 갖추고 있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놀이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는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넓은 책상과 편안함을 갖춘 의자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디지털도서관은 지역차원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2년에 개관한 부산광역시 북구디지털도서관이나 금정도서관도 명실상부한 지역의 대표적인 디지털도서관으로 지역주민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경기도 하남 미사 디지털도서관이나 용인디지털도서관(2007년개관)도 새로운 도시 주민들의 문화적 삶에 맞게 스마트폰 전자책 서비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디지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문객은 책을 읽고 자료를 찾는 것만이 아닌, 독서와 놀이가 공존하는 도서관 문화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제주에도 제주대학교가 중앙디지털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공공도서관 중에 디지털도서관을 표방할 수 있는 도서관은 전무하다. 세계가 디지털사회로 진입하면서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인식과 태도가 변화하고 있고, 일과 놀이를 향유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도서관들이 변혁을 모색하고 있는 시점에서 제주에도 제주 시민들이 온종일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공공디지털도서관 하나 제대로 마련되면 좋겠다.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제주도가 여기에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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