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치매 돼지 무시하고 바이오산업 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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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팀이 농촌진흥청과 공동 수행한 ‘알츠하이머 질환 연구모델 형질전환 돼지 생산기술’이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인간에게 치매를 유발하는 주요 유전자 3개(APP, PSI, Tau)를 모두 가진 복제 돼지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향후 치매 원인 규명은 물론 신약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돼지는 사람과 유사한 장기구조와 생리적 특성으로 각종 질환의 연구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이번의 치매 복제 돼지는 행동학적으로도 치매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식수통의 위치를 잊은 채 배회하거나, 평소 습성과 달리 자신의 먹이통에 배설까지 했다.

이런 연구를 기반한 특허에 가장 들떠있는 곳은 제주도가 아닌 전남도이다. 전남도는 화순을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만든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2월 박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전남도 줄기세포 산업화 기획위원회’를 발족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3년간 39억원 투자해 박 교수팀과 공동으로 줄기세포 관련한 바이오 신약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허 취득은 낭보라며 반기고 있다.

전남도는 바이오산업 구축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복제 돼지 생산기술 특허로 오는 2024년부터 9년간 4조4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고, 막대한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다. 젊은 세대의 일자리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마다 바이오산업 유치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제주도에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 교수팀이 치매 복제 돼지 연구(2012년 5월~2017년 5월)를 마무리한 후 이를 산업화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위해 제주도와 접촉했다고 한다. 이에 제주도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굴러온 복덩이를 걷어찬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자 그 가치를 알아본 전남도가 지난해 손짓을 했다. 이런 사실을 제주도민들이 안다면 뭐라 할까 궁금하다. “입으로만 ‘바이오산업’ 외친다고 육성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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