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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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주 칼럼니스트

요즘은 취미 활동이 대세다. 삶을 즐기는 방법으로 취미 활동만 한 것도 없다. 저마다 여유 시간과 여력을 취미 활동에 기꺼이 할애한다. 그렇다고 경제적인 이득이나 명예가 따라붙는 건 아니다. 흥미를 더하고 권태에 빠지지 않으려 다소 경쟁적이다 보니 치열해 보이기도 해서 마치 명예나 생계를 위한 투쟁처럼 내비치기도 한다. 글쓰기나 그림그리기 같은 창작 활동도 경쟁 심리가 어느 정도 작동해야 창작 의욕이 유지된다.

취미 활동은 그 분야나 종목도 다양하다. 걷거나 산책하는 일상적인 즐김은 차치하고라도 문학, 미술, 음악, 체육에 관련한 활동이나 공연, 사진, 여행… 등 육체와 정신 활동 전 영역을 망라한다. 생활 체육만 해도 우리 제주에서 1년에 700여 명의 선수들이 전국 대회에 참가한다. 그 저변의 체육 활동 인구는 어림하기도 쉽지 않다. 도 전역에서 동아리 활동으로 그 기량을 겨루고, 그 과정에서 선발된 선수가 대표선수로 출전한다.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다시 선수로 뽑혀 출전하려면 2, 3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올해는 지난 4월 충청북도 일원에서 많은 선수들이 그 기량을 뽐냈다. 정식종목 39종, 시범종목 4종 등 43종목에 6만여 명이 참가했다. 적잖은 인원이다. 나도 생애 처음으로 출전의 기회를 얻었다. 승리의 원계관은 내 몫이 아니었지만 색다른 경험과 설렘을 맛봤다.

취미 활동은 노후의 여생을 멋있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심신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치매 예방은 물론 협동 정신이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집중과 몰입으로 근심과 걱정은 덜어지는 등 마음이 정화된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덤벼드는 건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게 경험자들의 조언이다. 즐김의 경지에 들어 활동하려면 기호나 적성뿐 아니라 조직 구성이나 환경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귀띔이다.

또 한편으로는 색다른 취미 활동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문제는 돈이다. 희귀한 취미일수록 그 장비나 물품은 값비싼 것들이다. 수준 높은 연주회나 공연 감상을 위한 경비도 서민들의 부담 수준을 넘어선다. 즐길 거리의 질에 따라 그 대가는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아우성이다. 밥만 먹고 어떻게 폼 나게 살 수 있냐며. 먹고 입는 것보다 즐기는 부담이 더 큰 시대다. 빈부의 격차는 삶의 질과 낙(樂)의 차이를 극명하게 노정시킨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허기를 느끼는 자들은 자신보다 많이 가진 자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속앓이를 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 가진 자들마저도 더 많이 가진 자들을 향해 불공평하다고 소리친다.

아무리 소비가 미덕인 시대이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상대적 빈자들만 늘어나고, 그들의 아우성만 더 높아진다. 정치는 그들의 욕구를 포퓰리즘 정책으로 교묘히 다스리며 권력게임이나 즐기고. 이러다 망한 나라가 어디 한 둘인가. 우리 사회도 그런 망조의 수순을 밟아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미래를 대비하는 근검절약 정신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렸지만 환락의 뒤끝은 빚더미란 사실만은 명심해야 한다. 그 빚더미는 고스란히 우리의 후손들의 몫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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