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취수구 익사사고, 인재(人災)였나
제주 취수구 익사사고, 인재(人災)였나
  • 김두영 기자
  • 승인 2019.09.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m×4m 크기 취수구 안전장치 없고 통제구역 지정도 안 돼

물놀이를 하던 3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삼양1동 중부화력발전소 앞 해상. 붉은 색 원 안이 취수구가 위치한 사고 지점.
물놀이를 하던 3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삼양1동 중부화력발전소 앞 해상. 붉은 색 원 안이 취수구가 위치한 사고 지점.

지난 15일 제주시 삼양동 중부 화력발전소 앞 해상에서 발생한 30대 남성 사망사고는 무사안일주의가 불러온 인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낮 12시04분께 제주시 삼양1동 중부화력발전소 앞 해상에서 물놀이를 하던 정모씨(34)가 발전소 취수구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구조된 정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가 발생한 취수구는 화력발전소 발전기를 냉각시킬 때 사용하는 바닷물을 빨아들이는 용도로 가로 2m, 세로 4m 직사각형 모양인 입구가 해면 5m 아래 지점에 설치돼 있다.

중부화력발전소는 발전기를 가동할 때마다 해당 취수구를 통해 바닷물을 끌어올려 냉각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시로 취수구를 통해 많은 양의 바닷물이 유입되는 만큼 언제든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지만 물놀이 금지 구역이나 통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발전소가 접근을 금지하는 경고 문구를 설치하기는 했지만 발전소 건물 외벽에 설치된 만큼 해상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해역은 마을 어장으로 지정된 곳”이라며“육상으로 접근하기도 어렵고 삼양포구에서도 100m 이상 떨어져 있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인 만큼 사고 발생 위험이 높지 않아 물놀이 금지 구역이나 통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발전소 관계자 역시 “발전량에 따라 취수량이 변하지만 해상에서 수영을 하던 사람이 5m 아래 취수구까지 끌려올 정도로 압력이 강하지 않다”며 “사고가 발생한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단 한 번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안전조치도 하지 않은 무사안일주의와 행정편의적인 시각이 이번 사고를 불러온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발전소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후 긴급 대책 회의를 갖고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한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행정적인 부분도 고려해 다시는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경 역시 현재 발전소 안전관리 담당자를 상대로 안전관리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물놀이 금지구역 지정 여부 등 사고 예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