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사랑
다시 찾은 사랑
  • 제주신보
  • 승인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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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사람이 태어나 만나지는 것이 인연이요 필연이다. 때로는 기억에서 지워내고 싶은 악연도 우리네 삶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짜인 각본이다. 나이 듦에 따라 과거를 되짚어보면 그때 당시에 그럴 수 있겠다고 하는 이야기가 남겨진다.

최근 일인데 비슷하면서 다른 경우이다.

전자는 학과 선배의 적극적인 대시와 더없이 인자해 보이는 시아버지에 성품에 이끌려 대학 졸업을 하자마자 주변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신혼 생활에 들어갔는데 호사롭고 부족함이 없었으나 현실에는 뭔가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에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단다. 꾸준한 치료까지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고 집에만 들어가면 심장이 떨리고 긴장의 연속이라 결국 딸을 데리고 나오는 조건으로 원만한 마무리를 했으나, 마음에는 깊은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후자는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이른 나이에 부모라는 의무감으로 서둘러 결혼식을 올렸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건 아니라는 막연함이 들었단다. 심각한 우울증에 심지어 자해까지 서슴지 않았고, 친척들의 모임이라도 있으면 극도의 불안과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심에 결국 진단서를 첨부해 겨우 허락을 받아 독립된 공간에서 정신건강을 회복 중이다.

그리고 안정을 찾아갈 즈음에 마치 기다린 손님이 대문을 두드리듯 새로운 사랑이 다가섰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제야 진짜를 만났다. 고통과 시련은 언제 그랬냐 무용담이 펼쳐지고 흐려 있던 얼굴은 무지개 넘어 둥근 해가 떠주는 미소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내면에 초라하게 숨겨져 있는 용기를 꺼내자 위안과 확신을 심어줬다. 직업과 학력 따위가 방해꾼이 될 수 없으며, 가난 속에서 꽃을 피워내자 나이 탓 세상 편견은 땅으로 묻어내라 설득에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

이후 연락은 닫혀있던 빗장을 열었더니 아직도 소녀 감성이 남아있다며 들뜬 목소리에 왠지 껍데기를 벗어내고 자유를 찾은 기분이란다. 이제 어머니와 가족에게 소개하려는데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닐까 한단다.

또 다른 이는 눈감으면 보고 싶은 대상이 되어 잃었던 활기를 찾아냈으며 잠시 잊고 있었던 목표를 위해 공부에 매진한단다.

조금은 다른 환경에서 정리할 부분이 있어 미루어지고 있지만, 조만간 함께할 예정이고 감사하다는 인사는 덤이었다. 박수받아 마땅하다. 아름다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