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용, 서귀포시 대천동장
지인으로부터 ‘맹자’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지인이 책을 선물하면서 ‘받아도 되고 받지 말아도 될 때 받는 것은 청렴을 손상하는 일이고 주어도 되고 주지 말아도 될 때 주는 것은 은혜를 손상하는 일이다’라고 맹자의 한 구절을 인용해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주는 것이니 청렴이나 은혜를 손상하는 일이 아닐 것이라고 쓰고 줬다.
맹자의 이야기에 공손추 편에 선물과 뇌물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 한 구절이 있다. 맹자가 제나라의 황금 백일은 선물 받지 않고, 송나라의 칠십일과 설나라의 오십일은 선물로 받았다.
이에 제자인 진진이 의문을 제기하자, ‘송나라의 것은 먼 길을 떠날 때의 여비이고, 설나라의 것은 신변에 위험이 닥친 것을 알고 경호할 사람의 인건비였으나 제나라의 것은 사유가 없는 것이다. 아무런 사유도 없이 황금을 보내주는 것은 뇌물로 매수하려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당시 시대상이나 전체적인 문맥으로 미루어 볼 때 맹자는 자신의 양심이나 금전의 쓰임새에 따라 뇌물과 선물을 달리 정의한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적 의미로 보면 받지 않은 백일과 받은 칠십일이나 오십일이 다른 것이 아니다. 명분이 있어서 받았다는 칠십일이 뇌물이 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를 살아감에 있어 2500년 전보다 더욱 청렴하게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책 읽기 좋은 가을로 접어든 때에 책을 선물로 받음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올가을은 맹자를 통해 마음가짐을 더욱 단단히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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