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흑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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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염병은 ‘흑사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4세기 중엽부터 17세기 중엽까지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은 페스트균에 의해 감염됐기에 ‘페스트’라고도 불렸다.

▲흑사병이 중세 유럽의 공포의 대상이었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300년 동안 유럽인구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최소 2500만명에서 최대 6000만명이 흑사병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664~1665년 2년 동안 런던에서 흑사병이 발생했을 때 런던 인구의 20%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고 할 정도로 흑사병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흑사병은 쥐의 벼룩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중세 유럽의 봉건제도까지 무너뜨렸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면서 봉건 영주들에게 세금을 내고 농사를 짓던 농노들이 부족해졌고, 더 많은 임금과 권리를 요구하게 된 농민들이 반란과 폭동으로 중세 봉건사회가 무너지게 된 것이다.

흑사병은 19세기 말 파스퇴르가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찾아내면서 사라지게 됐다.

▲‘돼지의 흑사병’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한국에서도 발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의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데 이어 18일에는 연천군에서도 발병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치사율이 10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이 전염병은 1920년대부터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기 시작, 1990년대에 유럽으로 확산됐다.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약도 없는 이 전염병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병한 후 동남아지역으로 번졌고, 올해 5월 말에는 북한에서도 발병하면서 국내 양돈농가에도 비상이 걸렸었다.

정부가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병 원인을 최근 태풍에 의해 북한에서 떠내려 온 야생멧돼지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일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제주산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이 병이 타 시도로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특히 제주도 당국과 도민들은 이 전염병이 제주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돼지고기 없는 밥상은 또 하나의 슬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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