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또 태풍 강타…밭작물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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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당근·월동무 등 쓸려가고 물에 잠겨
시기상 종자난 등 재파종도 어려워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소재 한 당근밭이 갑자기 내린 폭우에 잠겨 있다. 제주신보 자료사진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소재 한 당근밭이 갑자기 내린 폭우에 잠겨 있다. 제주신보 자료사진

강풍과 물폭탄을 동반한 제17호 태풍 ‘타파’가 22일 농촌 들녘을 할퀴고 가면서 농민들이 큰 상심에 빠졌다.

태풍 ‘링링’으로 생채기가 아물기 전에 2주 만에 또 태풍이 강타하면서 월동채소 등이 쑥대밭이 돼버렸다.

감자·당근·양배추·월동무·콩·더덕·마늘·브로콜리 등 월동채소를 중심으로 한 밭작물은 싹이 강풍이 쓸려가고 침수돼 곳곳마다 폐작할 위기에 놓였다.

부지성 구좌읍 세화리장은 “9월초부터 시작된 가을장마와 2번의 태풍으로 당근 농사는 끝장이 났다”며 “당근은 시기 상 재 파종을 못하게 돼 올 겨울 수확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감자는 수마는 물론 강풍으로 인해 피해가 커졌다. 문영범 대정읍 상모1리장은 “일부 감자 싹은 무릎 정도 올라 왔는데 강풍으로 상처를 많이 입었다”며 “감자는 종자가 없어서 재 파종도 못하게 됐다”며 울상을 지었다.

대다수 월동무 농가들은 지난 13일 추석 이후 재 파종을 한 가운데 망연자실한 상태다.

고영욱 성산읍 온평리장은 “싹이 삐죽삐죽 나오는 상태에서 또 물에 잠기고 바람에 쓸려간 월동무는 이번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며 “중산간에서는 재 파종이 어려워 수확량이 줄까봐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농민들의 신고에 따른 작물별 피해 현황(잠정)은 감자 1020㏊, 당근 1005㏊, 콩 1460㏊, 양배추 998㏊, 월동무 938㏊, 기타 작물(마늘·더덕·브로콜리 등) 1693㏊다.

당근은 전체 재배면적(1500㏊)의 66%에서 농경지 유실 및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재배면적 별 피해 현황(잠정)은 감자 60%, 양배추 49%, 콩 20%, 월동무 18% 등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 태풍 타파’가 물러간 후 추가 신고를 받으면 밭작물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가을 햇볕을 잘 받아야 당도가 높아지는 노지감귤은 잦은 비로 수분 흡수율이 높아 껍질이 벗겨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습한 날씨로 병해충 피해도 확산될 조짐을 보여 상품성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가을 태풍은 월동채소의 파종 시기에 내습해 감자와 당근, 월동무를 중심으로 피해가 커졌다”며 “월동채소의 수확량과 상품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휴경보상금과 무이자 특별 융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9월 초 태풍 ‘링링’으로 인해 농작물 침수와 양식장 어류 폐사, 비닐하우스 파손 등으로 13억56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도는 84억5700만원의 피해 복구금액을 오는 10월 상순부터 농가에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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