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고, 야구 이어 ‘명문’ 골프부도 해체수순 밟나
제주고, 야구 이어 ‘명문’ 골프부도 해체수순 밟나
  • 진유한 기자
  • 승인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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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제외
방통고, 육지 학교 진학 외 방법 없어
교내 골프연습장·실습장 건립 명분 잃어
제주고 전경
제주고 전경

속보=도내 유일의 고등부 야구부가 있는 제주고등학교가 최근 팀 해체 방침을 밝혀 학부모들이 반발(본지 924일자 10면 보도)하는 가운데 골프 종목도 내년도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제주고는 내년도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야구와 함께 골프 종목도 제외했다고 24일 밝혔다.

2020학년도 제주고 신입생 전형요강에 따르면 체육특기자 전형 선발 종목과 인원은 레슬링 1, 사격 2, 검도 3명이다.

중학교 3학년 골프선수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내년도 체육특기자 전형 선발 종목에서 골프가 빠진 걸 최근에야 알게 됐다. 사전에 어떠한 예고도 없었다. 지난해 골프 종목에서 4명을 선발했는데 올해도 당연히 뽑을 줄 알았다. 매우 당황스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또 이달 초 바뀐 학교장이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때문에 도내 유망한 선수들이 갈 곳을 잃게 됐다. 이 같은 중요한 결정이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애꿎은 우리 아이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라고 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고등부 골프부를 운영하는 학교는 제주고와 제주방송통신고 2곳뿐이다.

대다수 학부모는 자녀가 일반고인 제주고에 진학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제주고가 내년도 골프 종목 신입생을 받지 않으면서 학생들은 방통고 또는 육지로 가거나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대해 김영찬 제주특별자치도골프협회 부회장도 양용은과 강성훈, 임성재 같은 훌륭한 도 출신 선수들의 명맥을 학교 차원에서 유지해줘야 하는데, 골프 쪽에 관심이 없다고 잘라버린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그렇다면 제주고 안에 있는 골프연습장과 실습장도 없애야 맞는 것 아니냐라며 건립 당시 취지가 도내 골프선수 육성이었다. 현재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해 그 수익금을 학교 운영비로 쓰는 것으로 안다. 그러면서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건립 명분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고용철 제주고 교장은 내년도 골프 종목 신입생은 전임 학교장 때부터 받지 않기로 돼 있었다라며 우리 학교에 골프장이 있어도 선수 개개인마다 코치가 있어 따로 행동하고 그러다 보니 우리 학교 체육 담당 선생님들이 평소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 교장은 체육 담당 선생님들과도 회의하며 어떤 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학교에도 도움이 될지 의논한 후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또한 학교 측은 골프부 폐부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신입생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자연스레 해체될 것을 생각한 견해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올해로 창단 19년째를 맞은 제주고 골프부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양용은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LG전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지나 등 걸출한 프로들을 배출하며 골프 명문으로 불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