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생명
고귀한 생명
  • 제주신보
  • 승인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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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문득 살아온 과정을 되짚어볼 때 부질없는 원망이나 만일이라는 상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수학 문제처럼 공식과 논리로 풀 수 없는 영혼들의 세계이며, 지구 여행의 목적이기도 하다.

생명의 존귀함을 따지기 이전에 말이나 글에는 차별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한 사실은 중증 장애인을 대하는 우려 섞인 시선이다.

의학의 발달로 인해 임신 초기에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운명이다 받아들이는 헌신적인 희생도 있다. 이들의 지적인 능력은 나이로 가늠할 수 없으며 탁월한 기억력과 예술적인 감각은 감탄까지 불러낸다. 심지어 자연과 소통하는 특별함도 있다.

오랜만에 가진 만남은 꿈을 만들어가던 고등학교 동창회였다. 각자의 직업에 충실 하느라 안부조차 없었던 얼굴을 한참 기억해야 했지만 동심으로 돌아간 시간이었다.

즐거운 자리가 끝날 때 쯤 같은 반 급우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을 수 있었는데 자녀가 요양시설에 있단다. 생후 두 달쯤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단다. 그로 인해 부부간의 갈등은 오해와 불신 높은 담을 쌓아 결국은 헤어졌단다.

외로움에 새로운 가정을 꾸며볼까 해서 이성과 교제도 해봤지만 여러 가지 이유가 발목을 잡았단다. 그런데도 밝은 희망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강한 의지에 다소 위안을 가질 수 있었다.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을 했지만 두고 볼 수는 없기에 생면부지 친구 아들과 영적 대화를 시도했다.

잠시 후 현실 세상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건강한 청년으로 나타나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데 지구에서 이런 고행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았으나, 성장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지금의 아버지는 개인의 부귀영화가 아닌 소외된 이웃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단다.

그리고 그런 단체를 만들어 철저히 외면 당한 장애인과 그들의 부모를 위한 일에 시간과 열정을 다해 원대한 목표의 시작을 서둘러야 한단다. 빛과 어둠은 지척 거리에 있으며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를 가지란다.

그러고는 충분히 기다린 보람이 있기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하겠단다. 부디 슬픈 이별이 아닌 웃으며 다시 만나자는 고운 미소이다.

늦게 만나지는 인연이 진정한 짝이며 막연한 기대보다는 서로를 알아보는 설렘을 가져보라는 당부는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