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思慕/咸韻(사모/함운)
(160)思慕/咸韻(사모/함운)
  • 제주신보
  • 승인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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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錦山 趙龍玉(작시 금산 조용옥)

雨後晴天斥暑諴 우후청천척서함 비온 뒤 하늘 맑고 더위 물리쳐주니/

春窮想起幼時凡 춘궁상기유시범 어린시절 배고팠던 춘궁기 생각나네/

鼎前薌麥母親炒 정전향맥모친초 모친 솥 앞에서 보리 볶아 향내 피우니/

背上鮮明汗布衫 배상선명한포삼 베적삼 적신 땀방울 등 위에 선명하네/

■주요 어휘

斥暑(척서)=더위를 물리치다 =물리칠 척 =화할 함 春窮(춘궁)=보릿고개 幼時(유시)=어린 시절 =솥 정 薌麥(향맥)=볶은 보리 향기. 여기에서는 미숫가루를 함의했음 =곡식 냄새 향 =보리 맥 =볶을 초 布衫(포삼)=베로 만든 적삼

■해설

대한민국은 경제력 규모로 세계 12위권이며 반도체산업, 조선, 원자력발전, 자동차, 가전제품 등 여러 부문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강소국으로 우뚝 솟아올랐다. 한국인은 근면 성실하고 국민 모두의 높은 교육열이 뒷받침되어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과거를 뒤돌아보면 50여 년 전 만 하여도 어느 분야 하나 자랑할 만 한 것 없는 최약소국이었으며 최빈국이었다.

겨울철이 지나 봄이 오면 지난 해 가을에 추수한 곡식은 바닥이 나 먹을 양식이 모자랐다. 새로운 곡식을 거두기까지의 몇 개월이 식량위기의 기간이었다. 소위 보릿고개가 있었다. 이 보릿고개를 넘기는 것이 너나없이 집안의 걱정거리였다.

작자 역시 유소년시절의 50, 60년대 배고픈 시기를 보냈다. 군것질할 음식은 고사하고 먹을 것이 별로 없는 시기였다. 한여름 비오는 날이면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개역(미숫가루)이 유일한 주식이며 군것질이었다.

올 여름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렸다. 그래서인지 아궁이 앞에 앉아 보리낭 불을 지피며 보리를 볶는 어머니 모습이 뇌리를 스친다. 구슬땀을 흘려가며 불이 꺼지지는 않을까 연신 보리 짚을 아궁이 안으로 쑤셔 넣는다. 여름날 아궁이 앞에 앉으니 땀방울이 이마에 맺히고, 등 위로는 땀줄기가 흘러 베적삼을 적신다. 젖은 베적삼 위로 어머니의 체취가 묻어나온다.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님 모습이 그립기만하다. 사모하는 마음 억누를 길 없어 하염없이 허공만 쳐다본다. 어린 시절을 오롯이 회상하며 칠언절구로 한 수 지어보았다. <해설 금산 조용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