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도사인(直道事人)’과 김병로, 그리고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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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진리(도)를 섬길 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직도사인(直道事人)’의 고사성어다.

이 고사의 주인공은 중국 노나라의 현자(賢者) ‘류하혜’다. 그가 사사(士師), 즉 재판관의 자리에서 세 번이나 쫓겨나자 주위 사람들은 “당신은 아직도 이 나라를 떠나지 않으시오?”라며 수군거렸다.

이에 그는 “국가의 나아갈 길(도)을 곧게 펼치면서 사람을 모신다면 어디에 간 들 세 차례 정도 쫓겨나지 않겠는가? 나아갈 길을 양보하면서 상관을 받들 생각이라면 무엇 때문에 부모의 나라를 떠나겠는가?”라고 대꾸했다. 어느 나라에 가든 도와 원칙을 지킬 것이니 어디에 가든 쫓겨날 것이고, 그럴 바엔 조국(祖國)에 남아 있겠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역대 법조인 중 가장 칭송 받는 인물은 ‘가인(佳人) 김병로’일 것이다.

‘헌법 수호자’라고 추앙을 받고 있는 그는 1948년 헌법이 제정된 후 초대 대법원장을 맡아 9년 3개월 동안 재직했다.

1954년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정권 연장을 위해 사사오입 개헌을 단행하려하자 이를 공개 비판하고, 대통령의 사표 요구에 “이의 있으면 항소하시오”라고 응수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정파와 이념을 초월해 사법부 독립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정의를 위해 굶어 죽는 것이 부정을 저지르는 것보다 수만 배 명예롭다”고도 했다.

▲검찰의 조국 법무장관 의혹 수사에 온 나라가 시끄럽고 정국은 안갯속이다. 여야, 좌우 진영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떠받들 듯 하던 여권은 ‘정치 검찰’, ‘검찰 개혁 방해 의도’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는 반면 야권은 ‘검찰 수사 개입’이라며 청와대와 여당을 향해 맹공을 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윤 총장이 얼마 전 대검 간부들과의 점심자리에서 “일각에서 나를 ‘검찰주의자’라고 평가하지만, 기본적으로 ‘헌법주의자’”라고 발언을 했다는 말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며 “중립성을 지키면서 본분에 맞는 일을 하면 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백번 옳은 말이다.

▲조 장관 의혹 수사도 헌법 정신 아래 정치적 중립성을 갖고 법과 원칙에 따르면 된다.

국민들은 윤석열호 검찰이 모든 정파와 이념을 떠나 정정당당하게 수사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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