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4·3, 지역 틀에서 벗어나야…근대사·세계적 인권 문제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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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濟州를 넘다 - 법무법인 해마루 임재성 변호사

서울 출신인데도 왜 그렇게까지 제주4·3을 위해 노력하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노근리 사건, 광주5·18 등 한국사 관련 사건을 진행하며 제주가 유일하게 이 질문을 던져왔습니다. 아직 제주라는 지역적 프레임()4·3이 갇혀있기 때문에 의문을 품는다고 생각했죠. 이제 4·3은 틀을 넘어 한국 근대사의 역사로, 세계적인 인권 문제로 바라봐야 합니다.”

4·3당시 군사재판으로 옥살이를 해야 했던 4·3생존수형인들이 올해 1월 국방경비법 및 내란죄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사실상 무죄 선고인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법무법인 해마루 소속 임재성 변호사(39·변호사시험 4)는 생존수형인들이 70년 한을 풀게 된 이번 소송에 소송 대리인으로 참여해 공소기각 판결을 이끌어 냈다.

임 변호사는 법무법인 해마루에서 제주4·3재심사건 소송 대리인을 맡으며 제주4·3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임 변호사는 “4·3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사건을 실제로 겪은 분들과 만나며 4·3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보니 내가 그동안 표면적인 부분만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4·3은 단순한 과거가 아닌 제 사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4·3 관련 사건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제주 사람도 아닌데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이런 질문이 이뤄진다는 것 자체가 4·3이 아직도 제주지역에 갇혀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4·3이 오랫동안 제주에서 조차 금기로 여겨지다 보니 아직도 말하기 힘들어하는 부분들이 보인다. 저 같은 외부사람이 아니면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이제는 제주사람·육지 사람이라는 틀을 넘어 4·3이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이자 세계적으로 알려나가야 할 민간인 학살 사건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재판을 진행하며 현창용씨가 돌아가신 부분을 가장 안타깝게 여겼다.

임 변호사는 수형생존인 18명 모두 고령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결국 현창용 할아버지가 재판 도중 돌아가시고 말았다생존수형인들이 생존해 계신 동안 남아있는 절차들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앞으로 변호사이기보다 사회학자로 제주4·3을 지원해 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임 변호사는 재심과 명예회복 절차까지 법무법인 해마루와 제가 노력을 하겠지만 그 외 더 많은 것들은 제주에 연고를 둔 많은 변호사분들이 담당했으면 한다저는 이번 사건을 담당하면서 발굴한 자료를 엮어 논문과 책을 통해 4·3을 널리 알리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재성 변호사는 “4·3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제주 사람들이 실제로 겪은 생생한 이야기들도 필요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본 시각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그동안 4·3관련 소송을 진행해 오면서 많은 일을 겪었고, 제주 출신이 아닌 서울 출신인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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