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신비, 제주의 역사…곶자왈이 고이 품어 온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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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곶 람사르습지 생태문화 체험…1. 생명의 보고 동백동산

2019 8회 선흘곶 람사르습지 생태문화체험 동백동산에서 느영나영 혼디행사가 오는 10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습지센터 및 동백동산 일원에서 열린다. 선흘곶동백동산위원회(선흘리·제주)가 주최·주관하는 이 행사는 동백동산 걷기를 비롯해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습지·생태·환경보전 체험 프로그램, 인간과 자연의 공존 방안 모색을 위한 환경 워크숍, 생물 다양성 및 멸종위기 생물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방문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생태계의 보고인 동백동산과 동백동산이 품은 람사르습지 먼물깍, 그리고 선흘곶 생태문화체험 축제에 대해 4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는 먼물깍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는 먼물깍

생명이 시작되는 곳, 선흘1

생명이 시작되는 곳, 습지를 품은 마을 조천읍 선흘1리에는 원시 숨소리가 느껴지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 화산섬 제주가 만들어 놓은 생태계의 보고인 곶자왈 동백동산이 있다.

크고 작은 용암 덩어리와 나무, 덩굴식물이 뒤섞인 숲인 곶자왈지대로, 난대상록활엽수의 천연림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아 지방기념물 제10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동백동산은 1971년 제주도기념물 제10호문화재보호구역에 지정된 데 이어 1973년에는 선흘리 백서향 및 변산일엽군락지가 제주도 기념물 제18호로 지정됐다.

2007년 선흘1리는 세계자연유산마을과 환경친화생태마을로 지정됐으며 2008년 자연생태 우수마을, 2010년 환경부 습지보호지역과 자연생태우수마을로, 2011년에는 람사르습지로 지정됐다.

2013년에는 람사르 시범마을 지정 및 환경부 생태관광지로 인증을 받은 후 선흘1리 주민들은 적극적인 생태관광에 나서고 있다.

자연이 준 선물이자 마을의 보물인 국내 최대 상록수림 동백동산의 가치를 보전하면서, 사람과 자연 모두의 행복을 실천하며 생태관광을 발전시키고, 동백동산의 가치를 후세에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4년에는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선흘1리는 마을 주민 스스로 주체적 프로그램 개발과 습지생태교육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생태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7회 선흘곶 람사르습지 생태문화체험에서 트레킹 프로그램에 참여한 방문객들이 해설사로부터 동백동산 상돌언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7회 선흘곶 람사르습지 생태문화체험에서 트레킹 프로그램에 참여한 방문객들이 해설사로부터 동백동산 상돌언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생태계의 보고 동백동산

1970년대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 주민들은 동백동산 습지에서 물을 길어다 식수로 사용했다. 또 그 물로 빨래를 하고, 소와 말을 기르며 살았다.

이처럼 동백동산은 인근 주민들에게 식수 등 생활용수를 내어 주었을 뿐 아니라 주민들이 이곳을 기반으로 숯을 굽고, 농사를 짓는 등 동백동산에 기대어 살아왔다.

동백동산은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동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타 지역 동백군락지에서는 1월부터 흐드러지게 핀 동백꽃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동백동산에서는 동백꽃을 보기가 쉽지 않다.

보호림으로 지정되고 벌목이 금지되면서, 다른 나무에 비해 성장이 더딘 동백은 햇볕을 쬐기 위해 위로만 성장하다 보니, 꽃을 피울 여력이 없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려한 꽃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운치를 주고, 겸손의 미덕을 보여주고 있다.

동백동산 곳곳에 산재한 여러 곳의 습지 중 대표 습지인 먼물깍은 선흘1리와 동백동산 생명의 상징이다.

동백동산 방문자 센터에서 출발해 울창한 동백림을 걷다보면 동백나무에 가려졌던 하늘이 탁 트이면서 먼물깍 습지가 눈에 들어온다. 동백동산 깊은 곳에 아담하게 자리한 동백동산의 보물이다.

먼물깍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물이라는 뜻의 먼물과 끄트머리를 뜻하는 제주어 이 모여서 된 이름으로 먼 곳 끄트머리에 있는 물이라는 뜻이다.

동백동산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먼물깍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시원함은 물론 마음의 평안함을 선사한다.

먼물깍은 큰 물통과 작은 물통으로 이뤄져 있는데, 큰 곳은 마소에게 먹이는 물과 빨래를 하던 곳이고, 작은 곳은 목욕을 하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먼물깍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곳으로 다양한 동식물이 이곳에 기대어 살고 있다.

수서곤충과 수서식물, 양서류와 파충류는 물론 새들에게도 쉼터가 되고 있다.

특히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순채가 자라고 있어 그 생태적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온갖 동식물의 안식처이기도 한 동백동산은 제주 4·3의 아픈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동백동산 내에 화산 활동으로 생긴 용암동굴들이 많은데 도틀굴과 목시물굴은 4·3 당시 주민들의 피난처였다. 하지만 물을 길러 갔던 한 주민이 수색대에 발각되면서 당시 많은 주민들이 현장에서 희생됐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제주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동백동산은 힐링의 장소로, 생태체험관광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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