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바벨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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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태산 높은 줄 모르고/ 탐욕의 혀 내민 오만함/ 신성모독을 향해 질주한다/ 하늘 길마저 바꾸며 들어선/ 수백미터의 눈사람, 개미들 무시하며 콧대는 더욱 높아진다/ 재물로 쌓아올린 신의 문/ 神은 과연 좁은 문 열고 반갑게 손 잡아줄까?/ 겉모습의 웅장함 속에 이삭과 아스마엘처럼 흔들리는 헛된 꿈이여.’ 장팔현 시인의 ‘바벨탑’이다.

사람들은 높은 자리를 원한다. 그 자리는 권력의 자리다. 부모 자식 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그 권력 말이다.

세속적인 사회에서 권력은 남을 부릴 줄 아는 힘이다. 일부 사람들은 권력을 갖기 위해 온갖 부끄러운 일까지 저지르곤 한다.

▲일부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높은 자리뿐만 아니라 높은 곳에 사는 것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성서에는 바벨탑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이 신이 살고 있는 하늘에 오르기 위해 고난도의 건축 기술을 이용해 높은 탑을 쌓는다.

신의 영역에 가려는 생각이다.

화가 난 신은 탑을 쌓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언어를 쓰도록 만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일하는 사람들의 언어가 각기 다르면서 소통이 되지 않아 공사는 중단됐다.

그러나 바벨탑을 쌓으려는 사람들의 후손들은 여전히 바벨탑을 만들고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두바이에 있는 부르 즈 칼리파로 높이가 828m에 이른다. 상하이에 있는 상하이 타워가 2위로 높이가 632m다. 서울에 있는 롯데 월드 타워는 554.5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 높은 건물이다.

아마 과거 바벨탑보다 훨씬 높은 건물들일 것이다.

바벨탑을 쌓던 시절보다는 건축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높은 곳에 살려는 사람들의 의지 영향이다.

▲초고층빌딩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초고층 건물이 많은 부산 해운대는 태풍이 몰아칠 때마다 위험지구로 변한다.

빌딩 사이로 초속 50m의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빌딩풍’으로 불리는 이러한 강풍은 사람은 물론 바위도 날려버리고, 달리는 차량도 뒤집을 정도의 위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해운대 주변에서 피해가 잇따랐다고 한다.

요즘은 자연이 神인 세상이다.

신이 자연재해의 모습으로 나타나 인간의 오만함을 탓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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