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의 맷집
제주경제의 맷집
  • 제주일보
  • 승인 20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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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최근 LG경제연구원은 ‘2020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 2.3%에서 2.0%로 내리고 내년은 이보다 낮은 1.8%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수출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며 수출둔화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내수경기 부진이 확산할 것이다. 이처럼 경제 체질이 약화한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실물 침체 충격이 가해지면 제조업 기반이 흔들려 세계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한국 경제는 당분간 회복이 힘들다는 전문가의 전망도 있다.

한편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50대 후반의 ‘탈제주’ 현상이 나타났다. 20~40대가 ‘일자리’를 따라 움직인다면 50대 이동은 ‘생계’와 밀접하다. 가족에 대한 책임이나 안정성, 경력 등의 이유로 쉽게 이주하지 않는 50대 이상이 ‘제주 이탈’ 현상은 우려되는 문제다. 최근 저금리 흐름과 제주지역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예금이나 임대수익으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고 소비 부진 등 경영 악화를 버티지 못해 제주살이를 포기했다는 해석이 있다.

‘세계 경제가 기침만 해도 제주경제는 독감에 걸린다’. 막상 독감에 걸려도 치료할 마땅할 백신이 없다. 제주경제가 규모도 작고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이 약하기 때문에 쉽게 충격받는다. 따라서 제주경제가 외부 충격에 주저앉지 않으려면 제주경제의 기초 체력과 무엇보다 ‘맷집’을 키워가야 한다.

맷집이란 매를 견디어 내는 힘이나 정도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경제에도 ‘지역경제 회복력(Regional Economic Resilience)’이라는 맷집이 있다. 자연재해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저성장·고령화 같은 경제적 위험들이 대외의존적이고 경제 펀더멘탈이 약한 제주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준다.

국토연구원(2017년)은 지역경제 회복력을 ‘충격반응력’과 ‘충격회복력’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충격반응력 면에서 산업 구조의 다양성 및 제조업과 서비스업 균형이 중요하며 인프라 투자와 정주 여건 개선 노력이 적정인구 유지·유입을 통해 지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충격회복력 면에서는 지역의 재정 건전성에 기반하여 경기변동과 관계없이 꾸준히 투자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아울러 지역에 뿌리내린(Place-based) 다양한 소규모 창업 활성화가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경제적 충격 시 유연한 기술력을 지닌 지역 인적자원의 효과적 재취업 및 전직과 구직, 창업지원 등의 정책적 지원방안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기업과 사람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2018년 호남·제주 출생 현황 및 분석’에 따르면 제주지역 인구는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늘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30대·40대·20대 순으로 많다. 이들에 대한 지역정착지원이 필요하다. 제주지역으로 이주한 전문성을 갖춘 이주 청년과 지역기업 매칭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기업경쟁력 강화사업으로 제주경제의 충격회복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테크노파크, 지역특화센터, 대학연구소, 창업보육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같은 지역혁신기관과 도심 재생, 혁신도시, 첨단산업단지, (가칭)창업클러스터와 같은 지역경제 혁신 주체들이 연계하여 창업공간 확대와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노력들이 제주경제의 맷집을 키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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