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투입’ 추자도 멍게 양식 실패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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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곳서 8000만원 소득·8곳 실패
거센 조류·태풍 등 고려 않아…기생충도 감염
제주시 수산당국 관계자들이 지난해 8월 추자도를 방문해 양식섬 조성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제주시 수산당국 관계자들이 지난해 8월 추자도를 방문해 양식섬 조성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멍게 양식을 중심으로 한 ‘추자도 양식섬 만들기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실패한 프로젝트로 전락했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추자 조기잡이 유자망어선이 한림수협 등에서 위판을 하면서 주민 소득 감소와 지역경제가 침체하자 2013년 양식섬 만들기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2013~2018년까지 6년간 진행된 이번 사업에 제주도는 멍게 종자 구입과 가두리 시설 조성 등에 26억원을, 제주시 역시 종자 구입과 시설 지원에 14억원을 지원하는 등 총 40억원이 투입됐다.

행정의 지원에 따라 추자도수협과 대서리어촌계, 영어법인, 수산업체 등 9개 조합과 민간업체가 멍게 양식에 뛰어들었다. 멍게는 양식 2~3년이면 출하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1개 수산업체만 올해 멍게를 출하해 8000만원의 소득을 올렸을 뿐 나머지 8개 조합과 영어법인 등은 경험 미숙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양식에 실패했다.

이는 수확 시기를 맞은 멍게가 기생충에 감염돼 물러지거나 집단 폐사하는 ‘물렁증’이 확산된 데다 거센 조류와 태풍 내습 등 양식 환경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멍게 주산지인 경남 통영에서 종자와 양식기술을 들여왔다. 섬과 섬으로 둘러싸여 있는 통영은 바다가 잔잔한 반면, 추자 바다는 조류가 거세서 멍게가 일정 크기 이상 자라지 못했다.

추자 바다의 바닥은 뻘로 이뤄져서 이물질이 많은데다 멍게의 먹이인 플랑크톤이 제대로 배양되지 않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특히 태풍 내습 때마다 멍게 종자 대다수가 유실되는 피해가 되풀이 됐다.

일부 어민들은 추자와 통영은 바다 환경이 크게 다르고, 2014년 통영에서 멍게 ‘물렁증’이 확산된 이후 종자를 도입하면서 양식산업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추자와 통영은 바다 환경이 다르지만, 1980년대 광어를 도입한 후 20년이 돼서야 양식산업으로 정착했다”며 “멍게 양식 역시 제주 바다에서 안착하기에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추자도 양식섬 만들기 사업에서는 홍합과 참다랑어 가두리 시설도 도입됐다. 홍합 양식은 비교적 성공한 반면, 참다랑어는 태풍으로 수질이 혼탁해지면 공황 상태에 빠진 참다랑어가 그물에 충돌해 대량 폐사했다.

여기에 참다랑어 새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참치 양식 사업도 실패한 프로젝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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