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
더불어 사는 삶
  • 제주신보
  • 승인 20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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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기도는 현실이 될까? 이런 바람은 때로는 실망과 좌절, 기쁨과 가슴 벅찬 감동을 주기도 한다. 기도가 이뤄지기까지는 끈기와 인내,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

맛집으로 소문난 한 식당은 항시 문전성시였다. 식당 주인인 부부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동병상련 외로운 처지라 일찍 결혼을 했다. 악착같이 살림을 꾸려 이제는 제법 부자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이제 부부에게 과거의 숱한 고생은 무용담이 됐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삶의 활력소였다.

단점은 부부가 과거의 무슨 앙금이 남아서인지 야박하기가 이를 데 없다는 것이었다. 불신이 커 종업원들을 괜히 의심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식당 종업원들의 얼굴이 바뀌었다.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으나 괜한 오지랖이 될까 조심하던 중에 부부가 급한 걸음으로 찾아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창 돈을 벌 때 친척 어르신이 좋은 땅이 싸게 나왔다며 찾아왔다고 한다. 사 놓으면 본인이 관리를 해줄 테니 염려하지 말고 사라는 권유에 덜컥 계약을 했다. 당시 일이 바빠 신경을 못 썼던 것도 있었지만 그쪽으로는 전혀 지식이 없었다.

나중에 서류를 받아보니 일부가 그분 명의로 돼 있더란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리해야 한다기에 그런가 했는데 세월이 지나 그분이 돌아가시자 문제가 발생했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 조심스럽게 원래대로 해달라고 말하니 그쪽에서 무슨 소리냐며 못 돌려준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꼴이다.

당시 상황을 설명을 해도 요지부동이라 이제 법의 힘을 빌리고자 하니 전문가들도 포기를 권유했다. 꼼짝없이 당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나에게 방법이 없겠냐고 통사정했다.

능력 밖의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잘 됐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 가게로 가서 점심과 저녁에 소외된 이웃 열 분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라고 조언했다. 처음에는 이해를 못 하다가 그리하겠다고 대답하고 돌아갔다.

며칠 후 부부가 다시 찾아왔다. 귀찮고 번거롭다며 그냥 돈을 드릴 테니 직접 해결해 달라고 했다.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고 그러면 마음대로 하라고 말하니 마지못해 알았단다.

부부가 베푸는 재미를 알아갈 때 즈음 누군가의 중재로 무난히 문제를 해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나가는 길에 안부를 물으니 이제는 도시락 봉사를 하는데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있단다.

신의 방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