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식물 기르기
애완식물 기르기
  • 제주신보
  • 승인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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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문 수필가

습관처럼 향토오일장을 가면 우선 나무와 꽃을 파는 가게 앞을 먼저 들른다. 뭐 좋은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았나 살펴본다. 시골 밭에도 봄이면 과실나무를 심고, 어린 조경수 묘목을 해마다 사다 심었다. 나무가 자라는 것을 보면, 절로 가슴이 뿌듯하고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좋다.

대만에서 3년 넘게 생활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처럼 봄이면 잎이 피어나고, 여름이면 그 잎이 무성하게 자라며, 가을이 되면 낙엽이 되고, 겨울이 오기 전에 잎이 떨어지는 그런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풀들이 모두 어른 키보다 크게 자랐다. 억세고 무성한 풀 들 뿐이었다. 그런 생활을 하다가 귀국을 하여 첫봄을 맞았을 때, 나무에 연초록의 잎새들이 돋아나는 신비롭고 경이로움이란. 이제까지 무심하게 보아왔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평택 아파트에서 일 년 동안 생활할 기회가 있었다. 혼자 사는 생활이라 퇴근 후에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주말에는 서울 집으로 갔다. 혼자 생활이 적적하여 강아지 한 마리를 기를까 하다가도 휴일이면 누가 밥을 주고 돌봐줄까 하여 그 생각을 접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베란다에 식물을 키우는 것이었다.

재활용 장소에서 깨끗한 스티로폼 상자 몇 개를 챙겨왔다. 창가 베란다에 두고 그 안에 흙과 퇴비를 채웠다. 장날 시장에서 오이, 고추, 가지 모종을 사 왔다. 심어놓고 물을 주고 보니 베란다가 풍성해졌다. 이 식물들은 내가 없는 주말에도 별문제 없이 잘 자라 주었다. 물을 주고, 창을 열어 신선한 바람도 쐬어주고, 햇살이 잘 들 수 있게 스티로폼 상자 아래 벽돌도 받쳐 주었다. 동향인 베란다는 아침부터 햇살이 잘 들었다. 주중에는 늘 그 식물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물을 주곤 했다. 주말 아침에는 물을 듬뿍 주어 이틀간 물이 마르지 않게 하였다.

서울에서 돌아오면 싹이 쑥 자라는 게 느껴질 정도로 새순들이 잘 자랐다. 오이는 빨래 건조대 위로 올라가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고추는 키가 얼마나 잘 자라는지 키가 베란다 중간까지 컸다.

그런데 아무래도 일조량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고추는 키만 웃자라 그렇게 많이 달리지 않았다. 오이는 빨랫줄에 높이 앉아서 그래도 햇살을 적당히 받아서인지 두 개의 오이를 매달고 제법 크게 자랐다. 햇빛은 아침 일찍 베란다에 머물다가 점심이면 옆으로 비켜섰다.

오이 두 개는 수확하여 먹었다, 고추도 아주 크게 자라지는 않아도 여러 개 달려 된장찌개에 넣어 먹었다. 가지는 두 어개 달려 보기가 좋았다. 그렇게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키운 식물들. 여린 싹을 피워올려 새 순을 뻗어나가는 모습. 자라고 열매 맺는 기쁨을 이 식물들이 만들어주었다.

제주도 만큼 식물 키우기 좋은 여건은 우리나라에서 없다. 살아보니 정말 적절한 여건이다. 적절히 비가 내리고, 겨울에도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식물재배로서는 안성마춤인 곳이다. 로즈마리가 육지에서는 겨울동안 화분에 심겨져 온실이나 실내에 있지만, 여기서는 밖에서도 사계절 푸른 잎을 자랑한다. 사시사철 잎이 싱싱한 나무가 거리에도 지천이다.

이런 곳에서 뜨락이든 베란다에 좋아하는 식물을 길러 보면 어떨까. 한결 생활이 풍성해지고 마음이 넉넉해질 것이다. 화분에 꽃이나 나무를 심어 창가에 놓아보자. 겨울에도 싱싱하고 풍성한 모습을 날마다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