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질명소 삼다수 숲길 함께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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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과 제주개발공사 공동으로 숲길 조성...마을 경제 위해 교래페이 제공
25일부터 3일간 걷기 대회와 축제가 진행되는 삼다수 숲길 입구.
25일부터 3일간 걷기 대회와 축제가 진행되는 삼다수 숲길 입구.

한라산 아래 첫 마을인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마을에서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2019 삼다수숲길 삼삼오오 걷기 대회’와 풍성한 행사가 열린다.

삼삼오오는 ‘삼’다수 숲길은 ‘삼’나무가 우거지고 ‘오’색단풍이 아름다운 ‘오’솔길을 뜻한다.

700년의 설촌 유래를 간직한 교래리는 도내에서 가장 긴 천미천(27.5㎞)의 상류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한라산 백록담 동쪽 돌오름에서 발원한 천미천은 윗마을과 아랫마을의 경계가 됐다.

긴 다리 모양의 빌레(암반지대)가 마을을 서로 연결했다. 빌레를 다리 삼아 건넜다고 해서 다리 교(橋), 올 래(來)를 써서 ‘교래리’라 불리게 됐다.

교통의 요지여서 조선시대 한라산에 오르거나 서귀포로 넘어가기 위해 사람들은 이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선조들은 사냥과 소와 말을 키우며 살았다.

물과 땅이 좋아서 1998년 이 마을에서는 ‘국민 생수’인 삼다수를 생산하고 있다. 지금은 ‘교래삼다수마을’로 불리고 있다.

 

삼다수 숲길 지도
삼다수 숲길 지도

250가구에 460여 명이 살고 있는 교래 삼다수마을은 2018년 1월 도내에서 13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됐다. 지정 면적은 23.57㎢로 곶자왈과 퇴적층 등 지질학적 가치가 높고 희귀식물이 군락을 이루면서 생태학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마을 주민들과 제주도개발공사가 함께 조성한 삼다수 숲길은 2010년 개장했다.

이 숲길은 원래 중산간을 호령했던 테우리(말 몰이꾼)와 사농바치(사냥꾼)들이 다녔던 길이다.

산과 들이 교집합을 이룬 해발 450m 중산간에 위치한 숲길은 고단한 삶을 억척스럽게 이겨냈던 선조들의 흔적이 배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교래삼다수마을위원회가 주관하는 삼다수 숲길 걷기대회는 25일 오전 10시 식전 공연에 이어 개막식이 열린다. 무대는 조천읍 남조로 1785-12의 숲길 입구에 있는 ‘카페말로’ 잔디광장에 마련됐다.

단체 탐방객을 위해 해설사들이 동행 탐방을 해준다.

행사기간에는 교래 장터가 열려 주민들이 손수 제작한 공예품과 간장·고추장, 쌀로 만든 떡, 화분 등을 판매한다. 체험 이벤트로는 페트병 화분 만들기, 재기차기, 소원 리본 달기 등이 진행된다.

특별 사진전으로 ‘제주, 하늘 그리다 전(展)’이 열리며 25일 오전 11시30분 전종철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이 마련됐다.

 

주민들이 수거한 삼다수병 뚜껑 2000개로 꾸민 포토존.
주민들이 수거한 삼다수병 뚜껑 2000개로 꾸민 포토존.

교래페이 받아 가세요

축제 기간에 제공되는 삼다수 빈 페트병을 본부석으로 가져오면 매일 선착순 300명, 3일간 모두 900명에게 ‘교래페이’를 제공한다.

5000원권 교래페이는 토종닭과 닭칼국수 식당을 비롯해 마을 내 모든 식당과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교래리 마을은 이번 축제를 환경을 보전하고 숲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면서 마을 경제에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래페이를 만들었다.

여기에 트레일 완주자와 이벤트 참여자에게 기념배지와 방수 에코백을 제공하는 등 축제를 통해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쓰레기 배출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인터뷰) 나봉길 교래삼다수마을위원장

나봉길 교래삼다수마을위원장(교래리장)은 이번 축제와 걷기대회에서 모든 행사 진행과 봉사활동이 주민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 위원장은 “2008년 교래삼다수마을 선포로 주민들이 스스로 숲길을 정비하기 시작했고, 13번째 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선정돼 마을 차원에서 관심이 높았다”며 “다른 곳의 지질트레일과 달리 주민들이 스스로 생각해 계획을 세우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교래리는 조선시대 국영목장 중 2소장이 있던 곳으로, 잣성과 사냥터, 본향당 등 곳곳에 유적이 있다”며 “마을 역량을 최대한 모아 첫 행사를 치르는 만큼 마을을 홍보하고 공동체를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축제의 핵심은 환경보전과 리사이클링에 있다”며 “주민들이 모아 준 삼다수 페트병 1000개와 뚜껑 2000개로 무대와 포토존을 꾸몄고, 행사 당일 페트병으로 이용한 화분을 나눠주게 됐다”고 밝혔다.

나 위원장은 “주민 참여로 ‘삼삼오오 걷기대회’ 밴드를 만들고, 홍보를 하면서 지금은 평소보다 5배 넘는 도민과 관광객들이 교래삼다수숲길을 찾고 있다”고 자랑했다.

 


 

(인터뷰) 고길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

고길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장은 교래리에서 몸에 좋은 천연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화산암반수인 ‘삼다수’가 나오게 된 것은 지질학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 본부장은 “교래리 마을은 송이를 분수처럼 뿜어내는 ‘스트롬볼리안’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됐고, 고토양층과 맨틀포획암, 교래곶자왈 등 독특한 지질학적 특성으로 삼다수의 수원(水源) 간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용암 위로 물길이 생기면서 천미천이 만들어졌고, 식생이 생겨나면서 곶자왈 지대가 형성됐다”며 “교래곶자왈에는 때죽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등이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래삼다수마을 트레일은 지질학적, 고고학적 측면 외에 문화·생태·환경에서 가치가 높아 향후 행사가 거듭될수록 지질공원을 이용한 지질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본부장은 “내년에 제주에서 열릴 세계지질공원 총회에서 전 세계 대표단에게 교래삼다수 지질트레일을 소개하고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삼다수 숲길 세계지질공원 트레일 행사가 생태 환경교육과 관광객 유치에 롤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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