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WTO 개도국 특혜 "앞으로 포기, 기존은 유지"
정부, WTO 개도국 특혜 "앞으로 포기, 기존은 유지"
  • 제주신보
  • 승인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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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협상까지 상당한 기간 걸려 당장 농업분야 영향 없다"
홍 부총리 "농업인들의 요구사항 적극 검토하겠다"
연합뉴스

정부는 25일 향후 세계무역기구(WTO) 협상부터 개발도상국으로서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미래에 WTO 협상이 전개되는 경우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우리 농업의 민감 분야는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유연성(flexibility)을 갖고 협상할 권리를 보유·행사한다는 전제 아래 이처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이번 의사결정 과정에서 쌀 등 민감품목에 대한 별도 협상권한을 확인하고, 개도국 지위 포기가 아닌 미래 협상에 한해 특혜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우리가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이는 미래 WTO 협상부터 적용되는 것이기에 새로운 협상이 시작돼 타결되기 전까지는 기존 협상을 통해 이미 확보한 특혜는 변동 없이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DDA(도하개발어젠다) 농업협상이 장기간 중단돼 사실상 폐기상태에 있는데 협상이 재개돼 타결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결정에도 당장 농업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없고 미래 협상에 대비할 시간과 여력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5라운드 협상이 진행 중인 아시아태평양 무역협정(APTA) 등 무역협정에도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1995WTO 가입시 개도국임을 주장했지만,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농업과 기후변화 분야 외에는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농업 분야에서 개도국 특혜를 인정받음에 따라 그간 관세 및 보조금 감축률과 이행 기간 등에서 선진국과 비교해 혜택을 누려왔다.

홍 부총리는 "최근 들어 WTO 내에서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들도 우리의 개도국 특혜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나 위상이 비슷하거나 낮은 싱가포르, 브라질, 대만 등 다수 국가가 향후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며 "현시점에서 개도국 특혜에 관한 결정을 미룬다고 하더라도 향후 WTO 협상에서 우리에게 개도국 혜택을 인정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결정이 늦어질수록 대외적 명분과 협상력 모두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면서 "개도국 특혜를 더 주장하지 않을지, 견지할지를 두고 국익 차원에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26일 경제적 발전도가 높은 국가가 WTO 내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WTO90일 내 이 문제에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국 차원에서 이들 국가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마감 시한은 지난 23일까지였다.

정부는 피해 보전에서 벗어나 농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WTO 농업협상에서 쌀 등 국내농업의 민감 분야를 최대한 보호하고, 미래의 협상 결과 국내 농업에 영향이 발생하면 반드시 피해보전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공익형 직불제 도입, 후계농 양성, 농산물 수요기반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결정은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농업인들이 요구한 몇 가지 사항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가 검토하겠다. 공익형 직불제 도입을 위한 예산심의에도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농민단체들은 정부에 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특별위원회 설치 농업 예산을 전체 국가 예산의 4~5%로 증액 취약 계층 농수산물 쿠폰 지급으로 수요 확대 공익형 직불제 도입 1조원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부족분 정부 출연 한국농수산대 정원 확대 등 6대 항목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