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 감귤 출하 시기 겹치며 가격 하락 우려
“극조생 감귤값이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내년 설도 예년보다 빠른 1월이라 언제 감귤을 팔아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해 잠이 안오네요.”
이달 초 출하가 시작된 극조생 감귤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가운데 처리되지 않은 물량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어 내달 출하되는 조생 감귤 가격에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농가들은 일찍 찾아온 설 연휴 기간에 맞춰 감귤 출하를 선호하는 만큼 계통출하에 따른 물량 조절이 그 어느해보다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귀포시 효돈동에서 감귤 농사를 하는 김종우 제주감귤사랑 동호회장은 “올해에는 극조생 감귤과 조생 감귤 출하가 겹치는 기간이 길어진데다 내년 설 명절도 빨리 찾아온다”며 “극조생 감귤값이 내려간 상황에서 조생 감귤이 출하되면 가격 하락에 영향이 크기 때문에 물량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문일 남원농협 조합장은 “유라조생 등 극조생 품종을 선호하는 농가들이 늘면서 지금은 전체 감귤 농가의 25%가 극조생 감귤을 키우고 있다”며 “출하 조절을 통해 극조생 감귤이 제 값을 받아야 조생 감귤도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조합장은 “농협 유통센터에서 공선회를 중심으로 극조생 감귤 출하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조생 감귤이 걱정이지만 앞으로도 철저한 수급 조절을 통해 농민들이 흘린 땀만큼 제 값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춘협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연합회 사무국장은 “올해 잦은 태풍으로 극조생 감귤 수확 시기가 예년에 비해 15일 가량 늦어지면서 조생 감귤 출하와 겹치는 물량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며 “출하 물량 조절이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농가 지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8일 제주도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9대 도매시장에서 출하된 올해산 극조생 감귤 평균 가격(24일까지 누계)은 5㎏ 기준으로 759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178원)보다 1582원 떨어졌다.
제주도 감귤출하연합회는 지난 24일까지 출하된 올해산 극조생 감귤 물량을 총 예상 생산량의 4.9%인 2만5853t(택배 포함)으로 추산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