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설 ‘삼삼오오 걷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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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삼삼오오는 서너 사람 또는 대여섯 사람이 떼를 지어 다니거나 무엇을 하고 있는 모습을 뜻한다. 출전(出典)은 당나라 시인 이백의 ‘채련곡(采蓮曲)’이라는 시다. 강가에서 연꽃 따는 여인네들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 시에 ‘岸上誰家遊冶郞(안상수가유야랑)/ 三三五五映垂楊(삼삼오오영수양)’이란 구절이 나온다.

풀이하면 ‘언덕 위엔 풍류를 즐기는 뉘집의 사내들인지/ 수양버들 사이로 서너 명찍 짝지어 아른거린다’는 의미다. 위 시구에서처럼 삼삼오오는 아주 많은 인원의 군중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모여 무리를 이룬 것을 말한다.

▲교래 삼다수마을은 한라산 동쪽 해발고도 평균 450m에 이르는 평탄한 중산간 지대에 자리잡은 마을이다. 한라산 아래 첫 마을로 통한다. 2018년 1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추가 지정됐다. 그 면적은 한라산국립공원과 일부 사유지를 제외한 23.57㎢이다.

그곳엔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교래곶자왈 교래퇴적층, 맨틀포획암, 산굼부리 등이 존재한다.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삼다수 숲길, 붓순나무, 황칠나무 등 희귀식물 군락지 등도 위치해 있다. 본향당, 산마장, 잣성 등 문화적 유적지도 분포하고 있다.

▲그중 삼다수 숲길의 풍광은 일품이다. 숲길은 오래전 사냥꾼과 말몰이꾼이 다니던 오솔길을 교래리 주민들과 제주도개발공사가 조성했다. ‘2010년 아름다운 숲’상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이 시기 형형색색의 단풍은 압권이다. 그런 만큼 삼다수 숲길을 직접 걸어야 그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마침 주말이었던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그 기회가 주어졌다. 이곳에서 ‘2019 교래 삼다수 트레일’이 열린 게다. 행사명은 ‘삼삼오오 걷기대회’였다. ‘삼’다수 숲길은 ‘삼’나무가 우거지고 ‘오’색단풍이 아름다운 ‘오’솔길이란 사행시를 지어 그 뜻을 더했다.

▲이번 ‘삼삼오오 걷기대회’는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 주민 위주로 구성된 교래삼다수마을위원회가 주관한 데다 모든 기획과 진행이 주민 주도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마을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공된 ‘교래 페이’는 도내 지역행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삼삼오오 걷기대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참여 인원만 2300여 명에 달한 게 이를 반영한다. 말 그대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삼다수 숲길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그렇게 가을 삼다수마을의 전설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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