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
행방불명
  • 제주신보
  • 승인 2019.10.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효성.명상가

지구 방문은 분명한 목적이 있고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이다. 착한 정성은 미소를 만들어내지만 지나친 이기심은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어떤 순간에도 선의에서 나오는 베풂이 신이 원하는 대답임을 알아야 한다.

지인을 통해 오신 손님은 누님의 아들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털어놨다.

학교 다닐 때 어지간히 속을 썩였지만 군대를 다녀와서는 재래시장 점원으로 들어가더니 천성이라며 누구보다 열심히 땀을 흘렸단다. 그는 그런 노고에 남보다 빠르게 그럴듯한 점포의 사장이 되었다. 꽤나 큰 식품회사와 직거래도 하게 돼 살림도 넉넉해졌고 평소 성실함을 눈여겨본 여성의 적극적인 구애로 결혼도 했다. 부부금슬이 좋아 언제나 부러움을 독차지했단다. 지기 싫어하는 고집이 단점이나 대인 관계도 원만해 가게는 늘 손님으로 북적거렸다. 술자리에서도 호탕해 형님, 아우가 많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외박이 잦아지고 무언가 쫓기는 사람처럼 불안해하더란다. 이상한 사람들이 들락거리더니 이런 사달이 났단다. 그게 몇 개월 전인데 아직까지 무소식이라고 토로했다.

이러니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려달란다. 안타까운 상황이었으나 삼자가 개입할 문제는 아니었다. 당사자나 부인되시는 분의 심중도 알 길이 없었다.

거절하기도 어렵고 변명도 싫어 며칠 말미를 달라 하고 적당한 시기에 영적 대화를 시도하였다. 죽은 자이면 하고 싶은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생존해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 알려달라 하니 중청도 모처 염전에 있으며 조만간 어떤 계기로 돌아갈 거란다. 가족에게 일단 희망을 전해주고 좋은 소식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다.

어느 날 낯선 남자가 신세를 졌다며 선물 보따리를 들고 찾아왔다. 사연을 들어보니 선배의 꾐에 빠져 사기도박으로 모든 것을 잃은 게 두려워 잠시 피신해야겠다는 못난 생각을 했었단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할 때 즈음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따뜻한 밥을 해주는 꿈을 꾸었다고 이야기했다.

그 길로 경찰에 자수를 했고 주변에 도움으로 다는 아니지만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단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떳떳한 가장 노릇을 하겠단다. 진지한 태도에 믿음을 주고 싶었다. 이것 또한 그가 거쳐야 하는 수순이다. 기다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