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천서 마음의 얼룩을 씻다
산지천서 마음의 얼룩을 씻다
  • 제주신보
  • 승인 2019.10.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산지천(下)
조잘대는 물소리를 벗 삼아 ‘떠나는 배’ 노랫가락에 취하고
제주 밤 하늘 북두칠성 바라보며 평화 다짐

산지천 난장 -下)

 

산지천의 물빛이 시간이 갈수록 윤슬로 눈부시다. 이날의 날씨만큼이나 평화스런 물길 또한 푸르러 낮은 곳을 찾아가기 보다는 한 눈 팔기 딱 좋은 날이다. 저들의 묵은 속내도 이웃 물결 지기에게 발설을 하고 난 후 가벼워질 거라면 오독일까. 오도 가도 못한 글썽이던 속말들이 긴 한숨의 끝자락에선 헹궈지겠지. 건너편의 빨래터로 삼삼오오 몰려 쪼그리고 앉아서 빨래의 얼룩을 지워내느라 분주하던 손길도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그려진다.

리코더 연주로 김현석님의 조각배’, ‘천 개의 바람이 되어의 경쾌한 멜로디에 잔잔한 수면 위로 유유자적 노니는 조각배 한 척도 어지간히 들려오는 해조음은 귓등으로 날려버릴 테다.

눈은 언제나 미래를 내다보고/머리에는 격조 높은 문화를,/가슴에는 늘 사랑과 결속을 간직한 채//밤마다 찾아오는 별들을 헤이며/제주의 밝은 내일을 열어 나가소서!/탐라를 세계의 보석으로 키워 나가소서!//’김정희 시낭송가가 강문규 선생님의 시 탐라의 후손들을 위한 기도가 낭송된다.

탐라의 후손들이여!!/수천 년 이 땅을 지켜온 제주인들이여!!//아득한 옛날/한 줄기 여명이 이 섬 비출 때/우리 삼을라 벽랑국 세 공주 배필로 삼아/오곡의 씨앗을 뿌리고 육축을 키우며/탐라의 새벽을 열었나니,//역사의 들판에 거친 시련의 바람은 늘 불어 왔지만/밤하늘의 북두칠성을 바라보며/사랑과 결속으로 칠성대(七星坮)를 쌓고/평화와 번영을 하늘에 다짐해 왔더이다.//탐라는 돌과 바람의 땅,/드센 파도가 일렁이는 섬./이 터전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일구어 놓은/! 자랑스러운 제주인들이여!!/지혜롭고 아름다운 탐라의 후손들이여!!//눈은 언제나 미래를 내다보고/머리에는 격조 높은 문화를,/가슴에는 늘 사랑과 결속을 간직한 채//밤마다 찾아오는 별들을 헤이며/제주의 밝은 내일을 열어 나가소서!/탐라를 세계의 보석으로 키워 나가소서!//

-강문규, <탐라의 후손들을 위한 기도> 전문

춤꾼 홍경희님의 꽃분홍 한복 치맛자락의 뒤태가 예사롭지 않다. ‘남한산성곡에 기생들이 흥을 돋우기 위해 추는 입춤의 반주가 이어지다 끊기길 반복하는 가운데, 식은땀이 흐를 춤꾼의 심사는 아랑곳없고 늦더위 먹은 듯 갈지자다. 아쉬운 만큼 어렴풋한 여운이 더 길다.

조잘대는 물소리를 벗 삼아 마이크 없이 성악가 윤경희님과 황경수 대표님의 듀엣이다. 자연의 소리로 작지만 귀를 쫑긋 세워 감상한다. ‘떠나는 배이별 노래는 화창한 기운 속에 심술궂은 바람도 없어, 그나마 소리가 묻히지 않아 결 곱게 돌아든다.

강문규 선생님은 오래전 제주의 원도심에서 만난 한 노인으로부터 '탐라시대의 별자리 모양으로 일곱 곳에 칠성대(七星臺)를 세웠다'는 얘기를 듣고, 그 후 20여 년간 칠성대의 자취를 찾아다니며 제주 곳곳에 깃들어 있는 별 문화를 기록했다고 한다.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합목적적 방법으로 날개 단 듯 일을 추진해나가며 저변 확대를 꽤한 저력이 흠씬 느껴진 계기다. 이 또한 별의 도시, 제주에 산다는 자부심 하나로 희망에 걸맞게 가꿔나간 보답일 테다.

 

 

 

 

사회=정민자

그림=고은

시낭송=김정희

무용=한정희

플루트=이관홍

성악=윤경희?황경수

리코더=오현석

음향=홍정철

반주=김정숙

영상=김성수

사진=채명섭

=고해자

 

다음 바람난장은 112일 오전 10시에 용연 구름다리일대에서 열립니다.

 

사진설명

고은 칠성꽃밭 42x60장채, 분채

대표 작품

날씨만큼이나 평화스런 물길 또한 푸르러 낮은 곳을 찾아가기 보다는 한 눈 팔기 딱 좋은 날 바람난장 문화패가 탐라문화광장 내 산지천을 찾았다. 고은 , 000.

 

리코더 김현석

김현석씨가 리코더로 조각배’,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연주한다. 경쾌한 멜로디가 잔잔한 수면 위를 거닐며 우리 곁에 다가왔다.

 

홍경희

춤꾼 홍경희씨가 남한산성곡에 맞춰 기생들이 흥을 돋우기 위해 추는 입춤을 선보였다. 고운 춤사위는 흐드러진 배경 속에서 하나가 됐고, 쨍한 햇빛은 무대의 조명이 돼 춤꾼을 더욱 돋보여준다.

 

성악 윤경희, 황경수

윤경희 성악가와 황경수 제주대 교수가 듀엣으로 떠나는 배이별 노래를 불렀다. 화창한 기운 속에 심술궂은 바람도 없어, 그나마 소리가 묻히지 않아 결 곱게 돌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