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 화학비료 사용기준 도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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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화학비료 사용량이 늘면서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부채질하고 있다니 참으로 걱정스럽다. 그제 제주도농업기술원이 내놓은 보고서는 토양 오염에 대한 위기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감귤원 200필지를 대상으로 한 토양 화학성 변동 조사 결과를 보면 인산과 칼륨 등의 화학 성분이 과다하게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인산 함량이 적정한 감귤원 비율은 2002년 26.5%에서 지난해 23%로 감소했다. 반면 인산이 과다하게 나온 감귤원은 같은 기간 25.5%에서 34%로 8.5%p나 증가했다. 칼륨 함량이 과다한 감귤원 비율 또한 2002년 22.5%에서 지난해 29%로 늘었다. 도내 감귤원 토양에서 화학비료 성분이 높게 검출되고 있는 것이다. 농업기술원은 인산이 과다하면 붕소 결핍이 생기고, 칼륨이 많으면 산 함량이 높아져 감귤 품질이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 초 나온 제주연구원의 ‘동부지역 지하수 오염원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다. 화학비료 사용 증가로 이 지역 지하수에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간 이 지역은 양돈장이 밀집한 서부지역에 비해 수질이 청정하다고 알려졌기에 더 그렇다.

주지하다시피 그간의 농업은 식량의 안정 공급을 위해 생산량에 치우친 정책을 펴왔다. 반세기 동안 화학비료를 과다 투입해 토양오염 문제를 더욱 고착화한 것이다. 문제는 그로 인해 피해가 가중된다는 데 있다. 토양의 생산력이 저하되고, 작물은 질병에 약해져 상품성 저하 등 악영향을 초래한다. 머지않아 토양의 생명력을 잃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행히 농업인 가운데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더 비중을 두는 친환경농업인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는 게 우선이다. 한 발 나아가 농촌진흥청이 만든 비료사용처방서를 참고해 토양과 작물에 맞는 적정 비료 사용도 요구된다. 맞춤형 시비만 이뤄져도 토양·지하수 오염 예방은 물론 우리 농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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