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농가엔 ‘6차 산업’ 그림의 떡인가
소규모 농가엔 ‘6차 산업’ 그림의 떡인가
  • 고동수 기자
  • 승인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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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산업은 1차와 2차, 3차 산업을 융·복합화(1+2+3)로 결합한 것을 말한다. 농·수·축산물을 생산만 하던 농가가 농·수·축산물을 활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농어촌의 다양한 자원을 이용해 체험 관광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관광 자원화하는 것이다. 전국 지자체마다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원으로 키우면서 농가의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 역시 ‘청정 제주’의 브랜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4년에 전국 최초로 6차산업 지원조례를 제정했으며, 농업농촌6차산업 지원센터를 출범해 운영할 정도다. 그 성과도 크다. 도내에선 신청자 대비 60%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6차산업 국가 인증’을 획득했다. 전국 평균 45%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인증 사업자만 98곳에 이른다. 그들이 가공생산한 과즙·떡·과자류 등은 안전한 먹거리로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런데도 농촌 현장을 들여다보면 많은 농가가 6차 산업 문턱 앞에서 좌절하고 있다. 이들의 처지에선 시제품을 개발하려고 해도 막대한 비용이 드는 자체적인 가공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을 위한 공동가공시설조차 한 곳도 없다. 이럴 경우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고 한들 소용이 없다. 시행착오까지를 염두에 두면 미리 포기하는 것이 농가로선 상책일 수 있다.

현재로선 6차산업은 농업법인 등 대규모 농가에 유리한 구조다. 이는 제주도의 예산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내년도 농산물가공공장 설치 지원 예산안에는 농업법인이나 회사법인에 속한 농가만이 도전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소규모 농가는 안중에 없다는 소리로도 들린다.

대규모 농업법인 등이 6차 산업을 독식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이런 만큼 소규모 농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가공공장 등 투자 비용이 큰 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농업기술센터 등과 연계를 검토해 볼 수 있다. 6차 산업을 ‘그림의 떡’이 아닌 ‘현실의 떡’이 돼야 농촌에도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