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新보 수필 신춘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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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수필은 청자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금아(琴兒) 피천득(1910~2007)의 수필 ‘수필’이다.

이 수필은 1970년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처음 접했다.

시인이면서 영문학자였던 피천득은 오히려 수필가로서 이름을 더 떨쳤다. 문학의 한 장르로서 수필의 가치를 높인 피천득의 업적은 샛별처럼 빛났다. 그는 수필처럼 단아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수녀 시인 이해인은 “그의 삶은 장미향이 가득한 아름다운 러브레터”라고 표현했다.

또한 소설가 조정래는 “이름 있는 문인들이 탈을 만들고 때가 묻어 세상의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될 때도 그는 오롯이 맑고 깨끗한 정면교사(正面敎師)였다”고 평했다.

그의 삶 자체가 순수한 수필이며 영원한 소년이었던 것이다.

▲제주新보가 2020 수필 신춘문예를 처음으로 공모하고 있어 전국의 수필을 사랑하는 문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제주新보는 제주도 유일의 수필전문잡지인 ‘수필오디세이’와 함께 전국의 수필작가 지망생들의 관심을 제주에 돌리게 하고 제주의 문학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수필 신춘문예 공모전을 열고 작품을 접수하고 있다.

수필오디세이는 수필의 미학성과 철학성, 장르적 정체성의 부재로 혼돈을 겪고 있는 한국수필문학계에 바람직한 수필의 길을 창조적으로 연구·제시하며 한국 수필의 세계화를 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수필 오디세이의 발행인 겸 주간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문학평론가·문학박사인 안성수 제주대 명예교수가 맡고 있다.

▲금아 피천득은 ‘수필’을 통해 ‘마음의 여유가 없어 수필을 못 쓰는 것은 슬픈 일이다’고 했다.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가 많았다. 늦가을에 감나무의 감을 모두 따지 않고 몇 개는 까치밥으로 남겨놓았다. 가난한 삶속에서도 누릴 수 있었던 삶의 여유다.

파란 하늘에 점점이 박혔던 빨간색 감이야말로 까치의 삶을 여유롭게 했던 수필이 아닌가. 감을 모두 따지 않았던 사람의 마음도 수필이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본 감나무도 수필이다.

금아 피천득처럼 영원한 소년·소녀의 삶이 묻어난 수필이 많이 태어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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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빈 2021-06-16 14:21:22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수필
새삼스럽게 생생히 떠오르도록 도와 주심에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요즘같음 삭막한 시절에 수필같은 삶의 자세가 간절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