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립공원 확대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난 7일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 주최로 열린 도민토론회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충분히 예상했지만, 찬·반이 팽팽했다. 아시다시피 제주국립공원 확대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한 현 국립공원(153㎢)에 해양도립공원과 오름, 곶자왈까지 추가 포함해 총 610㎢로 늘리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렸다. 찬성 측은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선 한라산과 중산간, 해안지역을 연결하는 생태 축을 구축해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정의 가치를 확보해 자연 관광 마을로 육성하면 지역발전과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반대 측은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으로 자연·인문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장밋빛 전망이며,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림복지단지 조성과 곶자왈 국유화, 임산물 생산 등을 제한한다고 강조했다. 이해당사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우도·추자도 주민과 곶자왈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임업인들도 재산권 침해와 생존권 위협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이런 찬·반에도 사회협약위원회의 토론회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처음 열린 데다, 공개 석상을 통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갈등 관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했다. 그렇다고 여기가 끝이어선 안 된다. 아직도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볼 수 없다. 도민들 간에도 기대와 우려가 상존한다고 본다. 또한 확대되는 면적 가운데는 보존 가치에 경중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공론화 과정을 통한 추가적인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 한두 번의 토론회나 공청회 등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사회협약위원회가 공론화를 이끌었으면 한다. 생태계로 보전과 세계자연유산 성격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하면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면 접겠다는 것은 정부 부처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이렇게 졸속으로 포기하려 한다면 애초에 추진하지 말았어야 했다. 공론화를 통한 생산적인 논쟁을 한 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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