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과 일자리의 진화
인구절벽과 일자리의 진화
  • 제주신보
  • 승인 20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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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논설위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을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로 꼽고 있다.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 인구의 빠른 증가 때문에 한국은 세계 평균보다 4배 이상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 0.9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1 미만 국가이다.

‘2050년 한국 인구 피라미드’에 의하면 2050년 우리나라 인구는 65세 이상 노인이 39.8%, 14세 이하 유소년은 8.9%를 차지하는 역피라미드 구조로 변한다. 이처럼 어느 시점에 절벽같이 젊은 인구 감소가 급격하게 진행되는 현상을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이라 한다. 인구절벽이 진행되면 국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생산활동을 담당할 청년층 감소로 2029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진입하고 2050년 -4.8% 수준에 이른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 상황이 되면 경제사회 시스템 노화 현상과 일자리 소멸 현상이 심화된다.

일자리 소멸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2030년 지구온난화로 총 80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국제노동기구(ILO) 전망이 나왔다. 특히 남부·동남 아시아에 56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에 일자리 574만 개 줄어든다. 한국은 약 2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2030년까지 20억 개 일자리 소멸하고 현존하는 일자리의 80% 사라진다는 맥킨지 연구소 예측도 있다. IoT, 첨단 로봇, 무인 자동차, AI, 3D 프린터등 4차 산업혁명 12가지 기술들이 사람의 일자리를 없앨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를 지속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일자리 소멸에 대한 대책이 ‘일자리 진화(進化)’이다. 신(新)사회적 위험과 급변하는 일자리 환경하에서 일자리가 효율적으로 적응하고 변해야 한다. 우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존 일자리에 대한 재인식을 통해 안정적 일자리로 거듭나야 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 사회보장제도의 시초로 불리는 미국 뉴딜 정책은 대규모 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5조 원 들여 완공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건설 과정에서 약 9만4000개 일자리가 생겨났고 이와 별도로 제2터미널 운영과 관련해 약 8500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한다. 한국개발연구원에 의하면 총사업비 5조 원 정도 투입되는 제2공항 건설로 3만7960명의 고용 유발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기존 일자리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사회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직업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또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이 사회적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재택근무·원격근무가 각광 받고 있다. 아울러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고령층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확대되면서 시간제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 발달로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 접속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일자리가 늘고 있다. 예를 들면 배달, 대리운전, 퀵서비스, 가사도우미, 간병 및 호스피스, 청소, 경비용역 등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재택근로자, 일일 근로자 등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일자리들도 충분히 가치 있고 성스러운 노동이다. 이 일자리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지역사회 분위기 조성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자리 소멸 문제 완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