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 복개지 철거, 하천 원형복원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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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때마다 하천 범람 피해를 키운 제주시 한천 복개구조물이 철거된다고 한다. 국·도비 300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복개지 정비를 완료한다는 것이다. 복개구간 344m 철거를 비롯, 하상 정리, 교량 3곳 가설, 수변공원 설치 등의 사업을 벌인다. 이를 계기로 도심 하천복개지에 대한 원형 복원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시간을 되돌리면 1982년부터 2004년 사이 제주시내 5대 하천에 대한 복개사업이 마구잡이로 추진됐다. 부족한 도심공간을 늘려 도로나 주차장으로 활용한다는 명분이었다. 규모는 한천 380m, 병문천 1790m, 산지천 312m, 독사천 3213m, 흘천 200m 등이다. 그 결과는 도시확장 측면의 순기능을 바랐지만 폭우가 쏟아질 때마다 주민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복개지가 물난리의 원흉으로 지목받는 이유다.

예컨대 2007년 태풍 ‘나리’ 내습 당시 하천 4곳이 범람해 14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1300억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냈다. 2016년 태풍 ‘차바’ 때는 한천 복개구조물이 수압을 이기지 못해 솟구쳤는가 하면 주차차량 50여 대가 속수무책으로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무분별한 하천 복개가 빚은 당시의 참변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런 상황에 제주시내 4대 하천 통수면적의 한계로 폭우 때마다 물난리를 겪게 될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걱정이 앞선다. 최근 환경부가 전국 하천유역 홍수량을 100년 빈도로 산정한 결과다. 설계 기준보다 홍수량이 한천 67%, 병문천 30%, 산지천 19%, 독사천 7%가량 넘어선 것으로 진단됐다. 대책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제주시는 한천을 시작으로 나머지 도심 하천 복개구조물을 단계적으로 철거해 생태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10년 넘도록 논의만 해온 사안이기에 무척 고무적이다. 물론 그 과정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최선의 선택지를 찾기 위함이다. 모쪼록 이번 정비사업이 잘 진행돼 하천 생태계 복원의 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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