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方若詩人/眞韻(방약시인/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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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시 귀지헌 김순택

吟家欲爲曷行因 음가욕위갈행인 시인이 되려하면 어찌 할까나/

一達窮時勿辨詢 일달궁시물변순 한때의 궁달(窮達)쯤은 따지지 말자/

拾取單楓懷往事 습취단풍회왕사 단풍잎 하나 줍고 지난 일을 생각하고/

雖微感動輒流洵 수미감동첩유순 작은 일에 감동되어 번번이 눈물 흘리네/

蕭蕭日夕心中痛 소소일석심중통 바람 부는 날 저녁에 마음이 아프고/

悵悵斜暉這觀眞 창창사휘저관진 석양이 서글프면 진실을 아는 걸세/

浩放靑蓮猶玩歎 호방청련유완탄 호방한 이백도 탄식을 즐겼으니/

依情寓意字如塵 의정우의자여진 정에 기대어 뜻이나 담지 문자는 먼지야/

■주요 어휘

吟家(음가)=시인 =어찌 갈 行因(행인)=인연 一達窮時(일달궁시)=한때의 궁달, 궁할 때도 있고 달성할 때도 있음 辨詢(변순)=논리적으로 따지다 往事(왕사)=지난 일 =문득 첩. 쉽게. 번번이 流洵(유순)=눈물을 흘리다 蕭蕭(소소)= 쓸쓸한 바람 悵悵(창창)=한탄하고 슬퍼하다 斜暉(사휘)=저녁녘에 비스듬히 비치는 햇빛 =이 저. , 이것, 이제 靑蓮(청련)=시선 이태백(李白 701~762)의 호 寓意(우의)=다른 사물의 뜻을 풍자함

■해설

시인으로 성공하려는 이들이 많다. 방약시인(方若詩人)시인처럼 되려면이란 뜻이다. 특히 한시는 한자로 쓰는 시여서 위압감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정작 한시의 정신은 한문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작가의 성정(性情)에 있다는 생각이다.

시란 사물을 보고 자기가 느낀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지, 문자를 알아야 시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식한 시인도 있고, 경전에 깜깜한 부처님도 계시다. 문자를 모르는 한 수행자가 즉심시불(卽心是佛)’이란 화두를 받았으나 짚신세벌로 알아듣고 열심히 궁구했더니 마음이 곧 부처임을 깨우쳤다는 말씀이 대종경에 나온다. 시성 이백(호는 청련靑蓮)도 감탄과 눈물을 일삼았던 사람이다.

상용 한자수가 5만자가 넘으니 문자가 도리어 먼지 같은 것이다. 시인은 시인이 됨직한 징조를 갖추면 가능하다. 이 시는 문자를 몰라도 시인이 될 수 있음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해설 귀지헌 김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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