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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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물이 컵에 절반 있을 때 “절반이나 남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반밖에 안 남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동일한 사안 또는 현상을 놓고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자가 긍정적이라면 후자는 부정적 관점에서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사안이나 현상을 놓고 비록 동일한 것일지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나 의사결정이 달라지는 것을 놓고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 또는 ‘구조화 효과’라고 한다.

이 프레이밍 효과는 행동경제학자인 다니엘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1981년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언급됐다.

이들은 두 그룹의 참가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600명이 치명적 질병에 감염됐다고 했을 때 다음 두 가지 치료법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 것이다.

제1그룹에게는 ‘200명이 살 수 있다’는 치료법 A와 ‘전체 환자 생존 확률 33%, 전체 사망 확률 67%’의 치료법 B, 그리고 제2그룹에게는 ‘400명이 죽는다’는 치료법 C와 ‘전체 환자 생존 확률 33%, 전체 환자 사망 확률 67%’의 치료법 D를 제시했다. 치료법 A와 C, B와 D는 서로 같은 치료법이다.

이때 제1그룹에서는 치료법 A를 선택한 사람이 72%, 치료법 B를 선택한 사람은 28% 였고, 제2그룹에서는 치료법 C를 선택한 사람이 22%, 치료법 D를 선택한 사람이 78%였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줄 경우 불확실한 이득보다 확실한 이득을 선호했고,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줄 경우 확실한 손실보다 불확실한 손실을 선호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주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5년의 임기 중 절반이 지난 것이다. 물론 ‘임기가 2년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2년 반이나 남았다’고 말하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임기 반환점을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온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자화자찬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무능했고, 무책임했으며, 무대책이었던 ‘3무(無)의 시간’이었다”고 혹평했다.

자유한국당의 비판이 가혹해 보일 수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자평은 낯부끄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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