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고등어
  • 제주신보
  • 승인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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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고등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생선’이다. 올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으로 뽑힌 게 고등어다. 201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3년째다.

고등어의 한자이름은 ‘등이 부풀어 오른 물고기’란 뜻의 고등어(皐登魚)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선 ‘푸른 무늬 물고기’라는 의미의 벽문어(碧紋魚)라 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옛 칼의 모습을 닮았다 해서 고도어(古刀魚)로 기록돼 있다.

크기에 따라 작은 놈은 ‘소고’라 하고, 약간 작은 놈은 ‘돔발이’라고 부른다. 어린 새끼의 이름은 고도리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우리와 친숙한 생선이다.

일본에선 고등어를 사바(鯖)라 하는데 고등어 두 마리를 뇌물로 가져간 데서 ‘사바사바’란 말이 생겼다는 속설이 전한다.

▲‘바다의 보리’라는 별명은 고등어가 얼마나 서민적 생선인지 잘 말해준다. 비타민B2와 철 성분이 풍부한 데다 견과류와 들기름에 많은 오메가3 지방산까지 듬뿍 들어 있다. 오메가3 지방산이 심혈관 질환 예방뿐만 아니라 수명연장 효과까지 발휘한다는 하버드대 연구 결과도 있다.

두툼한 살집의 고등어는 조림, 찌개, 구이 등 여러 변신이 가능한 집밥의 단골 메뉴였다. 퇴근 무렵 연탄불 위 석쇠에서 노릇노릇 구워낸 ‘고갈비’는 막걸리와 찰떡궁합이다.

맛있는 고등어를 고르는 요령은 큰 놈을 택하는 것이다. 지방이 많아 고소하고 간도 잘 밴다. 9~10월에 가장 살이 쪄 ‘가을고등어는 며느리도 안 준다’는 속담까지 생겼다. 요즘은 전용수족관 덕분에 회도 즐길 수 있다. 그 정도로 고등어는 싸고 영양도 만점이다.

▲최고의 반찬거리로 각광받던 고등어가 요즘 귀하신 몸이 됐다. 기상악화로 조업일수가 준데다 어장에 저수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올해 우리나라 고등어 어획량은 지난해의 절반을 조금 웃돈 7만t 수준이라고 한다. 제주지역 고등어 위판량도 올 2208t으로 작년 대비 36%에 머문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우리나라 고등어 어획량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부산공동어시장에선 지난달 고등어 만선을 기원하는 풍어제가 열릴 정도다. 올해 같은 불황은 처음이라며 용왕님한테 하소연했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공동어시장에 매여 먹고사는 어민들의 고충이 말이 아닌 듯하다. 고등어잡이 배들의 화려한 출어를 상상하면서 만선의 기쁨을 함께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