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황의 효능…불안 초조로 정신이 혼미할 때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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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한의학 박사

어제는 대학 입시의 최대 관문인 수학능력 시험이 치러졌다.

그 동안 지속적인 수시 확대로 수능 중요도가 다소 완화되어 왔으나 최근 정부의 정시 확대 방침으로 다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능 대박이란 말처럼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런 만큼 수능은 수험생들에게 큰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긴장하는 자녀들에게 수능 당일 가족들이 꼭 챙겨주는 소지품 중 하나가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이지 않을까 싶다.

청심(淸心)이란 약 이름 속에 마음을 맑게 가라앉혀 준다는 효능이 담겨 있다.

우황(牛黃)은 소(Bos taurus Linne var. domesticus Gmelin)의 담낭에 생긴 결석으로, 도축 과정에서 발견하여 약재로 얻는다.

우황은 기본적으로 우리 몸 안의 열을 치료하는 청열약(淸熱藥)이다. 특히 심장과 간장의 열을 치료한다.

담석증 걸린 소에서 채취한 우황.
담석증 걸린 소에서 채취한 우황.

한의학적으로 심장에 열이 생기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 불면이 생기며 심하면 정신을 잃거나 발광을 하기도 한다.

또한 간장에 열이 생기면 손발에 경련이 나거나 근육이 굳어지고 심하면 간풍내동(肝風內動)으로 몸 한쪽이 마비되는 중풍이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우황은 심열(心熱)로 인한 불안, 혼미 등 정신적 이상 그리고 간열(肝熱)로 인한 근육 마비나 갑작스런 중풍 증상을 치료한다.

어린 아이들은 종종 고열로 인해 경기(驚氣)를 하거나 놀라서 밤에 자지러지듯 울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많이 쓰인다.

우황의 경련 완화, 진정 작용, 혈압 강하 효과 등은 실험 결과로도 보고되고 있다.

우황이 들어간 대표적인 처방인 우황청심원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어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하다.

근래는 중풍 관련 증상보다도 주로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을 앞두고 초조 불안한 마음을 누그리는 진정제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원래 위급한 중풍증이나 심열이 심할 때 쓰는 처방으로 위의 증상들과 무관하게 평상시 상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다양한 우황청심원.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다양한 우황청심원.

그렇다고 큰 부작용이 우려되는 약은 아니다.

우황청심원은 30여 가지나 되는 많은 약재로 구성된 대방(大方)이다.

산약과 감초를 대표로 인삼, 백출, 당귀, 작약, 복령, 대추 등 주로 보하는 약재들로 구성되었고, 여기에 사향, 영양각, 용뇌 등 심열을 내려서 정신을 돌아오게 하는 청심 개규(淸心開竅)하는 약재들이 더해진 처방이다.

독성의 우려가 있는 주사(朱砂)는 현재는 사용 금지되고 있어 안전하며, 고급 약재인 우황과 사향의 품질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 심열(心熱)이 없거나 저혈압인 경우에는 오히려 졸음이 오거나 긴장이 풀려 정신이 멍한 상태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번 수능에는 필자도 고3 학부모로서 딸에게 청심원 한 병을 건넸다.

더도 덜도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여 평소대로의 실력만 발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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