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 깃발 아래 모이라고
보수주의 깃발 아래 모이라고
  • 제주신보
  • 승인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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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성, 현대법률연구소장·前 수원대 법대학장/논설위원

정치인들은 자기 정파 내지 자신의 당에 대한 지지자를 단결시키고, 모으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과 주장을 끊임없이 내세운다.

최근 정계의 일부에서 소위 ‘보수주의’라는 깃발을 내세우면서 그 아래 모이기를 바라고, 연대까지 획책하고 있다. 이 보수주의 주장자가 무엇을 내세우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좋게 말하면 현 정부의 정책이나 기타 가는 길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집결시켜, 더 좋은 길을 가자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적폐 청산’, ‘숨겨진 비밀’, ‘범법 행위’, ‘악습적 관행’을 덮어 두자는 생각이 깔려 있거나, 권력을 상실한 자들의 복고운동이라고 깊이 생각할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구호가 과거 히틀러·무솔리니가 흔들어 대던 언동이나, 일본의 군국주의 하의 욱일기로까지 보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그러나 기득권 보호·법적 안정성을 내세워 과거 저질러진 범법 행위나 진실이 은폐된 사실을 덮고 가려는 속내라면 국가나 상황의 개혁, 개선을 회피하는 것이 된다. 다시 살피건대, 보수주의 깃발 아래 모일 것을 주장하는 자들은 대부분 과거 정권에서 단물을 빨던 자이고, 5·16, 유신, 1980년 신군부 독재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자들이고 보면, 나라·사회의 수준을 정체시키려는 자들로 볼 수 있다.

필자의 이야기가 지나친지 모르나, 보수주의를 운운하는 자들이 부패·비리를 묵인하면서 기득권 세력을 집합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것은 결코 어려운 삶을 사는 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현 정권이 출발할 때의 지지율은 80%에 육박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50%를 밑돌고 있다. 이것은 현 정부가, 정경유착의 단절, 고급 관료의 로비 금지, 저임금 인상,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비정규직 철회·장부 부정·비자금 금지·탈세방지 등)으로 인한 불만 세력의 증가에 의한 것으로 본다.

이들 규제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정상규제라는 인식이 국민에게 확산되고, 몇 가지 잘못이 있더라도 그것의 시정 노력이 지속되는 한, 나라가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될 것이다.

국민은 항상 더 높은 소득이 있기를, 삶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국민 모두가 불만 없는 국가·사회는 있을 수 없다. 지금 정부·여당에서는 현 정부의 지지율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하고 있을 것이다. 생각건대, 국가·사회의 개선과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정치논리’와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고심을 하고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통계 없이 잘못 분석하고 있는지 모르나, 현 정부는 출범 당초보다는 개혁·개선의 동력(動力)을 다소 잃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개혁·개선점은 허다하다고 본다. 이들 중 장래를 바라보는 대학 개혁은 시급하다. 필자는 지금도 5·16 후의 대학 정비는 극히 찬성하는 입장이다.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보다 많다는 유치한 숫자 놀음에 그 주안을 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100만이 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취업해 있다고 하면서 고학력 청년 실업자는 우글거리고 있다. 이는 단시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50~60년의 앞을 내다보는 정책을 펴야 한다. 관계 당국이 30~40년 누적돼 온 ‘대학병’을 고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획기적 방법을 써야 한다. 보수주의를 외치는 자들은 국가·사회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그저 불만 세력을 모으려고 하는 정치는 자기들이 권좌에 오르면 더 강한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