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시지가, 탈이 없도록 조정해야
내년 공시지가, 탈이 없도록 조정해야
  • 고동수 기자
  • 승인 2019.11.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젠 어느 토지주들도 공시지가에 부담을 느낀다. 자신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세금 폭탄으로 이어지고 기초연금 수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시지가 상승에 속도 조절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이유로 제주시가 연내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내년도 표준지(5835필지) 공시지가 상승률을 5%대로 낮춰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표준지는 전국의 과세대상 토지 가운데 대표성 있는 필지를 선정, 매년 1월1일을 기준으로 단위면적당 가격을 조사해 고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취득세 등 각종 토지 관련 세금의 부과기준이 되는 개별 필지 공시지가를 산정하는 핵심 자료다. 건강보험료 책정과 기초연금 지급 등 60여 개의 행정·복지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이 점에서 제주시의 대응은 토지주들의 사정을 제대로 헤아린 측면이 크다.

그동안 제주시 개별공시지가는 브레이크 없이 질주했다. 최근 5년간 평균 17.3% 상승했으며, 총 86.7% 올랐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재산세 납부액이 증가한 것은 물론 기초연금 탈락, 건강보험료 인상, 대학생 국가장학금 탈락 등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만 기초연금을 받는 만 65세 이상 노인 중 631명이 수급자에서 탈락했다. 당사자들로선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본 셈이다.

이와 관련한 제주시의 분석도 눈길을 끈다. 제주시의 공시지가는 대도시 수준이지만, 기초연금 산정 시 기본재산액 공제기준은 대도시(1억3500만원)가 아닌 중소도시(8500만원)와 농·어촌(7250만원)을 적용하고 있다. 부담은 크게 주면서 혜택은 조금 주고 있는 것이다. 조그만 땅뙈기가 전부인 사람들은 더욱 곤궁에 빠지게 됐다.

정부는 제주시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 부동산 거래가 침체하고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 세금 부담만 지우려 해선 안 된다. 모든 상황이 예전만 못한 만큼 공시지가에 현실을 반영해야 할 것이다. 올리는 것도 정도껏 해야 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