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 시간 마련
한국 영화계의 거장 박찬욱 감독이 제주 팬들과 만났다.
제주영화제(이사장 권범)는 지난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CGV제주노형 1관에서 박찬욱 감독의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감독판’을 연속 상영했다. 이날 드라마 상영이 끝난 5시 30분부터 드라마를 연출한 박 감독과 관객이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영화 팬은 “박찬욱 감독이 17년 전 제주를 찾았던 적이 있었는데 영화감독을 꿈꾸는 지망생에게 영화감독을 하지 말라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며 “17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말해주고 싶은가”라고 물었다.
팬의 질문에 박 감독은 “영화감독보다는 TV감독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 “미니시리즈의 시대이기 때문에 극장용 영화는 점점 발붙일 곳이 없고 큰 규모의 영화 빼고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변화하는 현실을 바꿀 수는 없으니까 대담하고 예술적인 작품을 하기 위해서는 TV 내지는 플랫폼을 위한 영화를 만들어라”고 조언했다.
또 제주에서 영화를 찍을 계획이 있냐는 영화 팬의 질문에는 “제주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곳이지만 기후변화가 변덕스럽고 바람이 많이 불어 동시녹음이 어렵기 때문에 영화인들이 두려워하는 곳이기도 하다”라며 “그러나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 곳이기에 기후 변화에 대비해 여러 장소를 섭외해 놓고 준비를 이중으로 철저히 한다면 좋은 영화를 탄생시킬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한편, 리틀 드리머 걸은 존 르 카레의 원작소설을 박찬욱 감독이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