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플랫폼 기업 세계 경제 주도…국내서 관련 기업 키워야
스타트업의 70% 한국서 불법…규제 완화·융복합 사업 환경 필요
“제주, 미래 인재 양성 준비 미흡…소프트웨어 교육 등 마련해야”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주특별자치도의 새로운 미래 성장 전략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지난 22일 제주시 연동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新보 주최로 열린 올해 ‘제주人 아카데미’ 여덟 번째 강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주의 미래 비전과 혁신 전략’을 주제로 플랫폼, 규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제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세계는 플랫폼 혁명 시대=“글로벌 플랫폼(Global Platform) 기업이 세계 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전 세계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고 커질수록 우리 토종기업의 설 자리가 줄어든다.”
현 교수는 “플랫폼은 쉽게 말하면 온라인 상의 오일장 개념이다. 플랫폼을 통해 사람과 만나고 소통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물건을 사거나 팔러가기도 한다”며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고, 한국도 현재 글로벌 플랫폼에 상당 부분 속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우리는 글로벌 플랫폼의 핵심 일원”이라며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고 커질수록 국내 기업은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교수는 그러면서 “2018년 기준 미국의 시가총액 1~5위 기업인 애플, 구글(알파벳), 마이크로스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의 공통점은 플랫폼 기업”이라며 “지금 세계 경제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을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장과 기회=“인류는 지금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인간지능에 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현 교수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전문 회사인 ‘구글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패배하기도 했다”며 “인공지능의 발전속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인간지능 기준선의 돌파 직전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현 교수는 “인류 역사를 보면 인간의 지능이 도전 받아 본 적이 없다”며 “새로운 혁명의 본질적 도전은 인간의 노동과 지능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 교수는 “기술혁신으로 인한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새로 생기기도 하는데, 없어지는 속도가 항상 빠르다”며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으로 1930년대 세계 경제대공황과 같은 공포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음성인식 기능이 고도화된 인공지능 스피커는 알고리즘을 스스로 학습해 개인 비서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미래 SF 영화처럼 인간 위협하지 않는 대신 인공지능이 우리를 공기처럼 에워싸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1970년대 제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 때 만들어진 중공업, 반도체로 성장해 왔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갈 국가 원동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라고 강조했다.
▲제주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얽히고 설켜있는 대한민국 규제 매듭, 제주특별법 근거로 풀어야한다.”
현 교수는 “대한민국의 규제는 풀 수 없게 얽히고 설켜있다”며 “유일하게 풀 수 있는 건 제주지역에서 제주특별법을 근거로 새로운 규제 체계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교수는 “규제로 인해 전 세계 스타트업의 70%는 한국에서 불법이며, 드론이나 자율주행차, 핀테크 등 신산업은 이미 중국에 뒤처지고 있고, 인공지능은 빅데이터 부족으로 굶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렉산더 대왕이 칼로 잘라 풀었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처럼 제주가 규제들을 대담하게 풀어나가야 한다”며 “제주가 규제혁신의 테스트 베드(Test Bed)가 되면 미래지향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그러면서 “이를 위해 필요한 법제도를 정비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 융복합 비즈니스 환경 구축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인재 양성 위한 교육 혁신 추구=“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에 기반한다.”
현 교수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또 다른 거대 장벽은 바로 교육”이라며 “기술의 진화는 가속화되는 반면 이에 필요한 미래 인재 교육을 위한 우리의 준비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에 기반한다”며 “이미 세계 주요국들은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 정규교육 과정을 활용해 사고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유연한 사고와 문제 해결능력, 비판적 사고, 창의력, 다학제적 지식과 정보를 가진 인재를 지향점으로 삼아 제주만의 교육 혁신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제주는 제주특별법이라는 법적 근거가 있고, 제주 사람들이 뜻만 모으면 미래 비전을 향해 한 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광 기자 musa@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