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 포화…신항만 계획대로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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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선석(계류장)이 부족해 화물전용 부두에 여객선이 정박하는 등 비정상적인 선박 운항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선석의 길이조차 짧아 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런 일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심해졌다. 대책 마련을 촉구할 수밖에 없다.

지난 23일에는 제주항 3부두에서 정박하기 위해 후진하던 카페리와 화물선이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이 사고로 카페리는 선체 후미가 찌그러졌고, 화물선은 측면이 깊게 파였다. 카페리에는 승객 277명이 승선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사고는 짧은 선석 길이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페리는 145m이지만 선석은 120m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복잡한 항 내 사정도 사고 발생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제주항은 11개 부두에 25개 선석을 갖췄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야 하는 선박은 여객선 9척과 화물선 14척, 관공선 18척 등 41척에 이른다. 포화상태다. 이러다 보니 대형 선석도 모자라 1곳에 4척이 번갈아 가면서 사용할 정도다. 비좁은 항만에 대형 선박들이 교대로 들락날락하고 있는 것이다. 안전사고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사례는 국내 항만 중에서 제주항이 유일하다고 한다. 제주~인천 항로의 복원이 자꾸 미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기에 지난 8월에 해양수산부가 고시한 ‘제2차 신항만 건설 기본계획(2019~2040년)’을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 이 사업은 탑동 앞바다 500만㎡에 2020년부터 2040년까지 총사업비 2조8000억원을 투자해 22만t급을 포함한 크루즈 4선석과 여객선 9선석 등의 접안시설과 배후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 등 경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선 128만3000㎡에 이르는 면적을 매립해야 한다. 이는 현재 탑동 해안 매립지(16만4252㎡)의 7.8배다. 환경 훼손 논란과 갈등이 우려되는 만큼 제주도가 하나하나 착실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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