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과 정성
손맛과 정성
  • 제주신보
  • 승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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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 시인·수필가·아동문학가

소금에 절인 야채를 뜻하는 침채(沈菜)라는 말에서 오늘날의 김치의 어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김치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될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옛 사람들도 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지혜를 동원했던 것이 말리는 일이었다. 건조를 통해서 수분을 증발시키면 부패를 막을 수 있었으니까. 이후에 사람들은 소금에 절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다음 단계는 발효를 시키는 식품저장법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리의 조상들은 염장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이용해서 식품을 절이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 김치의 시작이었다.

맛은 어떨까?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 등 다섯 가지다. 어디 이뿐이 아니다. 단백한 맛과 발효에서 얻어지는 훈향을 더해 일곱 가지의 독특한 풍미를 갖추고 있으고, 게다가 담그는 사람의 손맛과 정성이 녹아나 있어서 세계적인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겐 김치 없으면 못산다고 하면, 좀 어색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나이든 사람이 외국에 몇 칠 동안 여행이라고 할 때면, 하루만 지나도 절로 김치타령을 한다. 김치는 단순한 반찬을 넘어서 그 자체로 다른 요리의 재료가 된다. 김치국수, 김치국밥, 김치전, 두부김치, 김치해물전, 등 언제나 미각을 즐겁게 해 주는 식품에 분명하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갈등이 오간다.“아내는 꼭 해야 하느냐고 불평이고, 어머니는 이게 다 정성이라고 한다. 명절과 제사를 두고 반복되는 레퍼토리가 아니다.

자식들은 안 할 것 같고, 돈 낭비, 시간 낭비다”, 하면서 고부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것은 아닌지.

김장철을 맞아 벌이는 신경전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것 같다. “김치의 공동체를이어 가야한다는 정통파와 편리함을 택하겠다는 김장 포기족이 공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품안을 떠난 자식이지만, 김치에 사랑과 정성을 담아 보내면 그 정성이 어떤 마음으로 보낸 것인데 고맙게 잘 먹겠지 하고 연락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자식들은 맞벌이라 외식이 많다보니, 보내주신 그 많은 김치를 다 소화하지 못하니, 낭비다 싶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세대별로 인식차가 큰 게 현실이다. 전통의 우리 김치는 내리 사랑이며, 손맛과 정성이 듬뿍 녹아낸 훌륭한 어머니의 식품이다.

김치가 없는 밥상은 생각만 해도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는 한 할아버지의 김치를 예찬하는 소리다.

당신 없이는 못살아, 다른 반찬은 없어도 괜찮아, 하지만, 그대 김치 없이는 못 살아, 당신을 좋아해, 당신을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