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觀楓/先韻(관풍/선운)
(169) 觀楓/先韻(관풍/선운)
  • 고시연 기자
  • 승인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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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心陀圓 金正心(작시 심타원 김정심)

(其一)
旻天有渰萋萋起 민천유엄처처기   맑은 하늘에 뭉개구름 일어나고/
强荻銀波湃湃然 강적은파배배연   억새는 은빛 파도처럼 물결치네/
寒谷滿紅衣赤綠 한곡만홍의적록   산골에는 울긋불긋 색동옷 입고/
知音佇待晩秋燃 지음저대만추연   님을 기다리며 가을은 타오르네/
(其二)
殘楓絢爛寒風苦 잔풍현란한풍고   단풍이 현란한들 풍상에 시달리니/
籬圃金舒侮麓邊 리포금서모록변   우영 금빛 국화가 산기슭보다 낫다/
好景感今驚季節 호경감금경계절   좋은 풍경 감상하다 계절 변화에 놀라/
浮生華髮曉霜憐 부생화발효상련   덧없는 인생에 흰머리가 가엽다/

■주요 어휘

▲旻天(민천)=가을하늘 ▲渰=비구름 일 엄. 구름이 일다 ▲萋萋(처처)=구름이 뭉개뭉개 일어나는 모양 ▲衣=옷 의. 옷을 입다 ▲湃湃(배배)=물결칠 배. 물결치다. 물결이 이는 모양. 물결 소리 ▲知音(지음)=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 ▲侮=업신여길 모 ▲佇待(저대)=우두커니 서서 기다림 ▲强荻(강적)=억새 ▲荻=물억새 적 ▲籬圃(리포)=울타리에 붙은 밭. 작은 화단 ▲浮生(부생)=덧없는 인생 ▲金舒(금서)=황금색 국화가 펼쳐진 모양 ▲曉霜(효상)=아침서리. 흰머리

■해설 

가을이 깊어간다. 무슨 팔자에 단풍구경을 가랴. 첫 수에서는 짐짓 산골짜기와 가을 들판을 생각하며 가을에 올만한 이를 기다리는 심정을 빗대어 보았다. 그러나 산야의 단풍이 좋다한들 겨울이 되면 다 말라 떨어질 것이다.    두 번째 수에서는 산야의 풍경은 찬바람 불면 시들 것을 전제하고, 울타리에 붙은 작은 화단에 금빛처럼 펼쳐지는 국화에 비교해 보았다. 벌써 서리가 내리고 산골에는 얼음이 언다는 소식이다. 돌이켜 생각하니 가을이라는 계절감각을 느껴보지도 못하고 겨울로 넘어가는 자연의 변화에 불현듯 놀란다.     아침 화장을 하면서 거울을 보니 흰머리가 늘고 있다.
  <해설 심타원 김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