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이런 환자는 보기 드물었다. 그러나 고도 경제성장으로 인해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식생활 형태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되고 소아비만을 포함한 비만 인구가 일반인의 50%에 육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으며, 여러 가지 이유로 당뇨병, 고혈압 환자의 유병율이 높아지고, 첨단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을 통해 개인이 받는 스트레스 지수는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흡연율, 음주량의 증가 등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위험요소들의 복합적 작용으로 협심증 환자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을 뿐 아니라 조만간 21세기 사망원인의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 발병 연령대도 70대서 60대, 50대로 급하게 내려오다가 최근에는 40대 심지어 30대에서도 협심증 환자가 발병하기 시작한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무서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개인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환 발병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는 것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 (비만), 그외에도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요소로 스트레스, 지나친 알코올 섭취(과음) 등이 있다. 이중에는 개인의 노력으로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와 노력해도 피할 수 없는 위험인자가 있다.
첫번째로, 노력해도 피할 수 없는 위험인자로는 일종의 유전적 요인이라고 해야 할 것인데, 부모, 형제 중에서 고혈압, 당뇨병, 말초동맥질환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일단 이러한 질병의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두번째로, 개인이 노력해서 피할 수 있는 위험요소로는 비만, 흡연, 적극적인 고혈압 및 당뇨병 치료, 스트레스 해소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30대 남자가 당뇨병을 앓고 아버님이 계시고 키는 170 cm에 몸무게는 90kg이고 매일 한 갑씩의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유산소 운동은 전혀 하지 않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하루하루 일과를 힘들게 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경우 협심증 혹은 심근경색증을 예방하기 위한 바람직한 노력은 일단 자신이 선대로부터 위험 인자를 하나 물려받았다고 생각하고 (남들보다도 위험하다!) 다른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줄이려는 노력을 반드시 해야만 오래 살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만도 수치(BMI)는 정상이 18.5에서 29.9까지이며, 25에서 30까지를 과체중, 그 이상은 비만이라고 부른다. 위 사람의 비만도 (Body Mass Index (BMI): (90 (1.7 X 1.7) = 31.14)는 비만에 해당한다. 따라서 적극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려는 노력을 부단하게 해야 할 것이며, 금연은 논할가치도 없는 필수요소이며, 스트레스를 음주로만 풀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회사 혹은 사회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즐거운 직장생활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위험요소들을 하나하나 줄여나간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무서운 질병으로 젊은 나이에 사랑하는 모든 것들과 헤어지게 되는 것은 경고장을 받을 겨를도 없이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므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심정으로 부단하게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
우리는 과거에 못살던 시절에 아이가 퉁실퉁실하면 장군감이라며 좋아했었다. 이젠 소아비만이 성인까지 이어진 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이를 비만하게 키우는 부모는 심하게 말하면 아동학대라고까지 할 수 있다. 아이에게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요소를 하나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키우지는 못 할 것이다. 필자는 음식점에 다니다가 비만한 아동을 데리고 다니는 부모를 보면 한심한 듯 쳐다보게 된다. 사랑이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물론 스트레스지수가 낮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없는 지를 되돌아 보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조광리·제주한라병원 흉부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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