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리 사설, 오영호
‘10월의 정뜨르비행장 구덩이 길게 파놓고/ 탕 탕 탕 249명 중엔 나의 형님도 있어 아버진 화병을 얻어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광기의 시대 바람은 날마다 세게 불어 산사람도 무섭고 군경도 무서워서/ 주민들 갈림길에 서서 안절부절 떨고 떨었다’ (시 연동리 사설中)
오영호 시인이 최근 시집 ‘연동리 사설’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제1부 ‘평화의 나비 날아가다’, 제2부 ‘표석 앞에 서다’, 제3부 ‘달개비 꽃’, 제4부 ‘갈칫국’ 제5부 명상하는 먹돌 총 5개 부로 구성됐으며 시인이 엄선한 시 70편이 담겼다.
시인은 시를 통해 역사의 상처와 부조리한 삶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오 시인은 “내 고향 제주시 연동도 무자년 4·3의 광풍에 초토화됐다”면서 “허공에 서정의 집 한 채 지어 늘 신원의 등을 밝혀놓고 형님을 비롯해 희생된 106명분의 정명(正名)을 찾는 그날까지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시인은 제주시조시인협회 창립 멤버로 1986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제주시조시인협회장과 제주작가회의회장, 영주고등학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기획이사와 본보 해연풍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층刊,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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